동.서남아 지진해일로 태국 푸껫에서 숨진 김모(42.여)씨와 김씨의 딸 임모(20.여)씨의 유가족들은 3일 이들의 유해가 안치된 경기도 안양시 안양장례식장에서 오열과 흐느낌 속에 조문객을 맞았다. 김씨 모녀의 유해는 이날 오전 7시3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도착한 뒤 곧바로 안양장례식장으로 옮겨져 빈소가 마련됐으나 유족 10여명만이 침통한 분위기속에서 망연자실한 채 자리를 지켰다. 빈소를 지키던 김씨의 남편 임모(42.군포시 당정동)씨와 친척 등 10여명의 유족들은 "조용한 가운데 가족들끼리 지내고 싶다"며 한때 언론의 취재를 거부하기도 했다. 함께 가족여행을 떠났다 아내와 큰 딸을 모두 잃고 이날 대한항공편으로 입국한임씨는 "너무나 지쳐 있어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입을 열지 않다가 나중에야"구명조끼 하나 입지 못한 상태에서 변을 당했다"며 "구명조끼라도 입었더라면 모두 살았을 텐데"라며 말을 잊지 못한 채 비통해했다. 임씨는 "물이 빠지고 잠시 벤치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물이 덮쳐 눈앞에서 아내와 큰 딸이 물에 휩쓸려 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며 "겨우 막내 딸(8)만 구했는데 온몸이 상처투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명조끼 하나 입지 못했다는 것은 천재가 아닌 인재"라며 "차라리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으로 인해 화를 당했다면 이같이 억울하진 않을 것"이라며 더이상 말문을 잇지 못했다. 유족들은 "임씨가 큰 딸의 시신은 사고 당일 바로 찾았으나 김씨의 시신은 지난 1일에야 겨우 찾는 등 며칠동안 잠 한숨 제대로 못잔 채 도착해 빈소를 지키고 있다"며 "육체적인 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을 감안해서라도 더이상의 취재는 삼가달라"고 취재 자제를 요청했다. 임씨는 아내, 두 딸과 함께 지난해 12월26일 오전 푸껫 피피섬에서 보트를 타기위해 해변가에 머물다 대형 해일에 휩쓸려 아내와 큰 딸을 잃는 참변을 당했다. (안양=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wy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