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의 이천일아울렛이 이랜드 출신 사장이 경영하는 경쟁사 세이브존아이앤씨를 주식공개매수를 통해 인수키로 했다.


이에 세이브존아이앤씨는 주식분포상 과반수 주식 공개매수가 불가능하다며 경쟁사 흔들기라고 강력 반발,파문이 일고 있다.


◆공개매수 선언=이천일아울렛은 27일 "세이브존아이앤씨 지분 45% 3백70만6천9백39주를 오는 31일부터 내년 1월 19일까지 주당 6천원에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하겠다"고 공시했다.


또 최근 5.8%의 지분을 확보해 45%를 공개매수하면 50%가 넘는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세이브존아이앤씨가 운영하는 아울렛점포 세이브존은 이천일아울렛이나 뉴코아아울렛과 비슷해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세이브존 경영진이 과거 이랜드 유통사업부에서 회사운영형태를 직간접적으로 모방해 성장기반을 닦았다"며 경영권 인수를 통해 시장의 중복투자를 막고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이브존아이앤씨 반발=공개매수계획이 나오자 세이브존아이앤씨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회사측은 "지분 51% 확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경쟁업체를 흔들어 타격을 주자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영길 부사장은 "대주주와 사장,부사장지분 42.62% 외에 직원보유주식 1.58%,금융기관 우호지분 3.23% 등을 합치면 50%를 넘고 콜옵션이 있는 전환사채도 발행돼 있다"고 밝혔다.


전환사채는 지분율이 6%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오는 2007년이 만기이고 현재 한미시티은행이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사장은 "선의의 경쟁이 아울렛 업태의 발전을 가져 온 밑바탕"이라며 "시장의 중복투자를 막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랜드측이 방만한 경영이라고 평가한 데 대해 "5개 점포의 올해 매출이 4천5백억원,순익이 30억원 이상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측은 "이미 매입한 5.8%외에 우호 지분도 확보해 놓았으며 유통주식을 모두 매수하게 되면 상장폐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양측의 의견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세이브존을 이끌고 있는 용석봉 사장은 이랜드 유통사업부 출신으로 원래 이천일아울렛 신규 점포 오픈을 도맡았다.


그러나 IMF환란때인 98년 이랜드가 신규사업을 잠시 중단하자 유통사업부 일부 동료들과 함께 이랜드를 그만두고 독립했다.


용 사장은 공격적인 경영으로 지난해 뉴코아 인수전에 뛰어들어 친정인 이랜드와 맞붙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공개매수는 이랜드 박성수 회장의 자존심에서 비롯된 것이란 시각도 있다.


세이브존 관계자는 "최근 이랜드측 실세 K씨가 용 사장을 만나 세이브존을 넘기고 다른 사업을 해라고 종용하기도 했다"며 친정이 너무 하는게 아니냐고 말했다.


강창동·장규호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