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급 연예인과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했던 건설회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거액의 모델료를 이미 지불했지만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모델로 활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중견 건설업체인 N사는 톱탤런트인 김태희씨와 지난 5월 말 1년간 전속모델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 10월부터 모든 광고를 중단한 상태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자금을 횡령하고 구속된 후 브랜드를 부각시키기가 부담스러운 탓이다. 자금이 부족한 마당에 광고비를 매달 10억원 이상씩 써야 한다는 점도 광고를 중단한 배경 중 하나다. 요즘엔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등을 통해 김태희씨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N사 홍보팀의 마음이 더욱 조급해졌다. 전속모델 계약에는 모델하우스 내에서 사인회를 여는 것까지 포함돼 있지만 김 씨를 단 한 차례도 부르지 못했다. 홍보팀 관계자는 "모델료 3억원을 일시불로 지불해놓고 광고를 못하고 있어 하루하루 애가 탄다"면서 "회사 매각절차를 거쳐 어느 정도 정상화가 이뤄지면 내년 초부터 계약기간까지 다시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톱탤런트 최진실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던 S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3월 계약금 2억5천만원에 가계약을 맺은 후 일부 아파트의 분양광고에 활용했지만 최씨가 이혼하자 모든 광고를 전면 중단했다. S사측은 최씨의 이혼 공개로 기업이미지가 타격을 입었다며 최씨를 상대로 총 30억5천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가 여성단체 등으로부터 강한 반발까지 사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