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석용 해태제과 사장 lynn@ht.co.kr > 흔히들 현대 사회를 무한경쟁시대라고 한다. 사람과 사람,나아가 기업과 기업,국가와 국가가 끊임없이 경쟁하면서 발전해 나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경쟁을 배운다. 다른 아이보다 빨리 말을 하거나 걷는 것이 자랑거리로 통하며,때로는 노래나 춤을 '다른 아이들보다' 잘 춘다는 것에 박수를 받는다. 학교 생활은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의 중심이다. 성적이란 숫자가 모든 걸 대변하며 이는 대학을 들어가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데까지 중요한 척도로 여겨진다. 한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란 것이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무엇을 잘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다. 다만,경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것에만 집중한 나머지 '어떻게'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지,그 과정의 중요성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최근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수능시험 비리사건은 원칙을 무시한 경쟁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 방법이 어떻든 간에 높은 점수를 받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낳은 결과다. 다른 사람들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철저히 무시됐고 들키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운이 나빠 발각됐다는 탄식만이 떠돌고 있다. 단순히 이기기 위한 경쟁이란 이렇듯 갖은 변칙과 부정,부패를 낳는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들 사이에서도 매순간 끝없는 경쟁이 펼쳐진다. 그러나 그 경쟁에 '정당하고 공정한' 원칙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결국 그 기업 뿐 아니라 그 기업이 속한 사회마저 경쟁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다. 원칙을 지키지 않은 기업이 경쟁에서 이겼을 경우 정당하고 공정하게 노력한 기업은 심각한 허탈감에 빠질 것이고,그런 풍토가 전염되면 다른 기업들도 노력하지 않고 이길 수 있는 '방법'만을 모색할 것이기 때문이다. 경쟁의 미덕은 발전을 초래한다는 데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기업과 사회 속에서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많은 생각과 노력을 한다. 그러한 그들의 땀과 열정이 모여 발전이란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반드시 '원칙'이 존재해야 한다. 세계적인 기업 P&G에는 '뉴욕타임스 룰'이란 것이 있다. 이는 자신이 한 어떤 일이 뉴욕타임스에 실리더라도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기업들은 어떤 원칙을 갖고 있는가. 그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가 한번쯤 되짚어볼 일이다. 왜냐하면 그 원칙이 결국엔 기업 경쟁력의 근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