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팬들이 크리스마스 '빅뱅'을앞두고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바로 동료에서 앙숙으로 변한 '공룡센터' 샤킬 오닐(32.마이애미 히트)과 '득점기계' 코비 브라이언트(26.LA 레이커스)가 시즌 첫 맞대결을 벌이기 때문이다. NBA 최고 스타들인 오닐과 브라이언트는 현지 시간으로 크리스마스인 25일 LA스테이플스센터에서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둘은 레이커스에서 8년간 한솥밥을 먹으면서 '99-2000 시즌부터 3회 연속 챔피언의 위업을 달성했으나 오닐이 지난 시즌 뒤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돼 불안했던 '동업자' 관계의 막을 내렸다. 둘의 대결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이들이 견원지간이나 다름없기 때문. 레이커스 시절부터 서로의 휴대전화 번호까지 모를 만큼 팀내 주도권 등을 놓고세력다툼을 벌이던 이들은 브라이언트가 오닐의 여성편력을 폭로, 완전히 틀어지게됐다.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던 브라이언트가 지난해 경찰 진술에서 "오닐도 성폭행을했으나 금품을 주고 입을 막았다"고 주장한 것이 최근 알려지면서 오닐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했던 것. 브라이언트는 지난 16일에야 "오닐을 끌어들이려 했던 것은 절대 아니었고 그와가족들에게 해가 됐다면 사과하고 싶다"고 다가섰으나 오닐은 22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이언트가 '코르벳 함정'이나 나는 넘지 못할 벽"이라며 정면 승부를선언했다. 지난 92년 올랜도 매직에 입단한 뒤 96년 LA레이커스로 이적한 오닐은 지난 시즌까지 경기당 평균 27.1득점, 12.1리바운드, 2.6블록슛을 기록했으며 마이애미로둥지를 옮긴 이후에도 20.7점에 11리바운드로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오닐 합류후 우승 후보로 신분상승한 마이애미는 19승7패로 동부콘퍼런스 1위를달리고 있다. 브라이언트도 평균 27점으로 제몫을 다해주고 있지만 개리 페이튼(보스턴 셀틱스)까지 이적한 레이커스는 과거의 명성을 잃고 13승11패로 서부콘퍼런스 태평양지구 3위에 처져있다. 9년만에 코트에서 적으로 만난 둘 중 누가 미소를 지을 지 팬들의 이목이 쏠려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