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상가 분양에 나서는 업체들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 해소를 위해 건축허가와 부지 매입을 완료하는 것은 물론 아파트처럼 상가 전시장까지 만들어 선보이는 등 '투자 안전성'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그 동안 서울 동대문 '굿모닝시티' 사기 분양 사건 여파로 분양에 어려움을 겪어온 대형 상가개발 업체들이 최근 들어 '안전성'을 강조하는 분양 전략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부동산경기 활황에 편승해 토지 매입도 끝내지 않은 상태에서 선(先)분양에 나섰던 쇼핑몰이 투자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자 안전장치 마련을 통한 마케팅 차별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상가개발 업체인 하나랜드는 서울 명동에서 복합상가를 공급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투자 안전장치'부터 마련한 뒤 분양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인·허가 문제를 먼저 해결한 뒤 1천3백60억원에 해당하는 막대한 사업비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까지 완료한 상태에서 분양 마케팅에 들어갔다. 또 사업장 내에 3백평 규모의 '쇼핑몰 전시장'까지 별도로 설치해 상품의 투자 신뢰도를 높였다. 지난해 대대적인 마케팅과 함께 분양에 나섰다가 중도에 포기한 서울 동대문의 A쇼핑몰도 최근 안전장치를 마련한 뒤 재분양에 나섰다. 이 쇼핑몰은 분양 초기 60%의 높은 계약률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토지 매입이 끝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계약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 회사는 계약을 중지하고 서둘러 우리은행으로부터 사업자금 1천억원을 대출받아 토지 매입과 건축승인 절차를 마쳤다. 오는 15일 착공을 앞두고 이 회사는 지하 1층과 지상 3∼4층의 미계약 물량 분양에 나섰다. 경기도 부천시 상동 버스터미널 자리에 들어설 B쇼핑몰은 아예 처음부터 투자 안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연면적이 코엑스몰의 1.5배 수준(6만평)에 달하는 초대형 테마상가인 이 쇼핑몰은 건축심의와 사업 허가를 완료하고 분양에 들어갔다. 이 쇼핑몰도 대형 상가 전시장을 마련,투자자들이 현장을 방문해 상가를 살펴본 후 계약하도록 하고 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