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 인기 주거지역인 양천구 목동에서 빈 오피스텔이 속출하고 있다. 새로 입주를 시작한 오피스텔의 입주율이 10% 정도에 그쳐 '입주=빈 오피스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부분 한 동짜리 오피스텔로 이 가운데는 장기간 입주가 안돼 시행사가 계약을 해지해주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10일 목동지역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목동 7단지 앞 '동문굿모닝탑Ⅱ'(41평형,1백90실)는 입주율이 10%대에 머물고 있다. 전용률이 83%에 이르는 등 주거용으로도 메리트가 충분히 있는 곳이지만 입주율은 부진하다. 시세는 41평형 매매가가 3억2천만∼3억8천만원으로 분양가(3억1천5백만원)에 약간의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상황이다. 조희창 쉐르빌공인 사장은 "바로 앞에 있는 목동 7단지 아파트와의 가격차이가 워낙 커 투자목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거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세 수요도 독신자나 극소수 신혼부부외에는 찾는 사람이 없어 미미하다. 지난 10월부터 집들이를 시작한 '제이월드빌' 역시 입주자가 없어 속을 태우고 있다. 20∼51평형 1백40실(1개 동) 규모인 이 오피스텔은 고급 주상복합 '삼성쉐르빌Ⅱ' 옆에 있지만 덕을 보지 못하고 있다. 신현희 장승백이부동산 실장은 "실수요자들은 학군 등 자녀들의 교육 여건을 보고 목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한 동짜리 오피스텔에 살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목동 2단지 앞의 사무용 오피스텔 '현대파리지앙'도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입주율은 저조하다. 18,21평형 4백25실 규모로 인근에 사무용 오피스텔이 과잉 공급된 상태여서 외면받고 있다. 특히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학원 수요가 EBS수능방송 등의 여파로 크게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 상반기부터 입주를 시작한 목동 8단지 인근의 '대림아크로텔Ⅱ'는 계약자의 요구에 못이겨 계약을 해지해주고 있을 정도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계약금 10%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시행사가 계약해지를 해주고 있다"며 "잔금을 내지 못한 계약자들이 큰 손해를 감내하면서도 손절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공웅 온누리공인 사장은 "마음만 먹으면 목동에서 분양가 이하의 새 오피스텔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며 "오피스텔 시세가 더 내리면 목동 단지 아파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