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아파트 청약에 함정은 없는가.' 판교신도시 아파트 당첨권이 로또복권에 비유되고 있지만 약점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당첨되더라도 장기간 매매가 불가능한 데다 '묻지마 청약'에 나선 무주택 세대주들이 분양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불법 전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판교신도시 분양이 시작되면 무조건 청약하겠다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면서 "판교에 호재만 있는 게 아닌 만큼 자금계획 등을 꼼꼼하게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첨돼도 장기간 돈 묶여 수백 대 1의 경쟁을 뚫고 분양권에 당첨되더라도 계약 이후 최소 5년 이상 자금이 묶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판교 분양권 당첨자에 대해 입주 후 3~5년간(아파트 공사기간 2년을 감안할 경우 계약 후 5~7년) 매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양권 소유자는 입주 후에도 3~5년간 직접 거주하거나 임대를 줘야 한다.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는 만큼 중도금과 잔금 마련 등의 자금조달 계획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고급 주택단지 아닌 서민형 신도시로 조성 판교신도시가 관심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 최고의 고급 주택단지로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판교는 대표적인 서민형 신도시로 개발될 전망이다. 먼저 전체 주택의 30% 안팎이 임대아파트로 구성된다. 또 무주택 서민들에게 총 공급 물량의 75∼85%가 배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5년 이상 전매가 불가능해지는 만큼 판교신도시가 고급 주택단지로 전환하는 데는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뿐만 아니라 무턱대고 청약했다가 계약금과 중도금을 마련하지 못해 웃돈을 받고 불법 전매하려는 악성 매물이 대거 나올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친환경 개념도 의문 판교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친환경성'도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 등 차량통행이 많은 도로를 끼고 있지만 북쪽으로 청계산이 있고 서·남쪽으로도 산이 막고 있어 3면이 공기흐름을 차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판교 및 주변 택지지구에서 입주가 시작돼 차량이 많아지면 대기오염도가 급속히 상승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판교신도시의 투자가치는 다른 곳보다 뛰어나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