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고가(高價)분양,전략인가 거품인가'


오랜 아파트 분양시장의 침체에도 불구,오히려 고가 분양의 정공법을 택하는 건설업체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인천 5차 동시분양에서 (주)신영이 평당 8백40만원대에 선보인 '논현 신영지웰' 펜트하우스(27가구)가 당초 우려와 달리 1백% 계약된 이후 고가분양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는 양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분양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분양가 인하를 통해 물량을 털어내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고가 분양으로 승부하는 '역발상'이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분양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초 청약에 들어가는 서울 11차 동시분양의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평균 1천3백37만원으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 2월 실시된 1차 동시분양(평당 1천5백76만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서초구 반포동 SK뷰의 펜트하우스(81~86평형)는 평당 3천49만원으로 지난해 5차 동시분양에 나온 서초동 더미켈란 99평형(3천1백24만원) 이후 가장 높은 분양가다.


인천지역에서도 고분양가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차 동시분양(2월) 이후 5백만~6백만원대에 머물던 평당 분양가가 7백만원대를 넘어서고 있다.


신영이 평당 7백50만원대(펜트하우스 평당 8백40만원대)에 공급한 아파트가 순위내에 마감되면서 계약률까지 호조를 보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말 인천 논현지구에서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인 ㈜신일도 평당 분양가를 7백만~7백50만원대로 책정,고분양가 대열에 합류할 계획이다.


이 회사 이희정 기획실장은 "자금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들을 겨냥해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고 말했다.


분양권 전매금지 완화조치 이후 분양이 잇따르고 있는 부산지역에서도 고분양가 전략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24일부터 청약에 들어갈 '오륙도 SK뷰'의 평당 평균 분양가는 8백30만원대로 이는 인근 LG메트로시티의 시세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 아파트 펜트하우스(20가구)의 분양가는 평당 1천7백만원대까지 치솟았다.


SK건설의 박창배 사업단장은 "상승장과 달리 침체기에 비난을 무릅쓰면서까지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데는 나름의 고민과 함께 전략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일반아파트로는 국내 최고층인 벽산건설의 부산 동래구 온천동 '아스타'도 평당 평균 분양가가 1천만원대,펜트하우스(88,99평형)는 평당 1천3백만~1천5백만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고분양가 현상에 대해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운영비 등 걷어낼 수 있는 거품이 여전히 분양가에 반영되고 있다"며 "최근의 비정상적인 분양가 인상은 터무니없는 것인 만큼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분양가를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