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창성(회장 배창환)은 남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80년대 초 소재산업에 뛰어든 '파이어니어' 기업이다. 더디고 험난한 '마이웨이'였지만 핵심 금속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성장했다. 지난 80년 창업한 이 회사는 전기전자 및 자동차 산업의 주요 부품소재인 금속분말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시장 개척을 통해 기능성 금속 소재 전문 업체로 발돋움했다. 금속분말로 출발해 지금은 자성코어,클래드메탈,도전성 페이스트 등으로 생산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올 들어선 자성코어가 '캐시카우(핵심 수입원)'로 떠오르고 있다. 자성코어는 교류와 직류의 전력 변환 과정에서 생기는 노이즈(일종의 전자파)를 제거해 전력 효율을 높이고 내부 회로를 보호해 주는 핵심 부품.통신 기기 및 대형 평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98년 이 분야에 뛰어든 창성은 지난 3·4분기 미국 일본 등의 쟁쟁한 경쟁업체를 제치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로 부상했다. 자성코어는 PDP·LCD 디스플레이 및 복합 멀티미디어 기기가 일반화되고 태양광 등 신에너지가 확산되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휴대폰 시장 성장과 함께 수요가 늘고 있는 전자파차폐 도료 등 금속분말을 응용한 기능성 소재의 개발 및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연성회로스위치(MTS),적층세라믹콘덴서(MLCC)·칩배리스터 등 칩부품용 전극에 쓰이는 페이스트(특수도료) 분야를 차세대 효자상품으로 키울 방침이다. 착실히 시장기반을 다진 덕분에 외형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매출은 6백50억원,내년엔 8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창성이 금속 소재업계의 '작은 거인'으로 성장한 것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과감한 투자가 박자를 맞췄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매출의 7%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전체 직원의 25% 정도인 65명을 R&D 부문에 포진시켰다. 소재산업은 개발해서 시제품이 나올 때까지 최소한 5년이 소요된다. 따라서 멀리 내다보는 시야와 과감한 '베팅'이 없인 아예 엄두를 내지 못한다. 업계에선 25년간 한우물을 파온 배창환 회장의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이 오늘의 창성을 일궈냈다고 평가한다. 배 회장은 "다른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다른 기업의 외국종속을 해결해준다는 일념으로 소재 국산화 외길을 걷고 있다"며 "각 분야에서 세계 1위업체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032)450-8700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