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 부상포로 사살 파문이 확산되자 자체 조사에 착수했으나 `정당방위'에 무게를 실으며 사건을 무마하려 하고 있다. 미군 당국은 해병대 1사단이 지난 13일 이라크 팔루자에서 전투 도중 한 반군저항세력의 사망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총기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문제의 해병부대는 조사를 앞두고 부상포로 사살이 발생했던 이슬람사원에서 철수한 상태라고 미군측은 덧붙였다. 그러나 조사단장인 군 법무관 밥 밀러 중령은 "증거물에 달려 있겠지만 당시 해병대원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기를 사용한 것으로 결론내는 게 합리적인 것 같다"며 사건축소에 힘을 싣고 있다. 밀러 중령은 "교전수칙은 적이 적대적 의도나 행위를 보일 경우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며 "직접적 위협을 보이지 않는다 뿐이지 당시 반군 부상자가 적대적 의도가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상 포로 사살 장면을 보도했던 NBC 방송의 케빈 사이츠 기자는 "당시 이슬람사원에 진입했던 해병대의 한 대원이 사건 바로 전날 반군이 사체에 설치해놓은 부비트랩에 걸려 폭사했다"고 말했다. NBC 방송은 해병대 동료의 발언을 인용, 문제의 해병대원이 이전에 정면에서 총격을 당한 경험이 있어 당시 예측불허의 위험한 상황에서 심한 전투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국군 전술분석가인 찰즈 헤이먼도 "통상 훈련병들은 자신이 심하게 부상당했을 때 적병이 가장 위험하게 나온다고 배운다"며 "부상당한 적병은 총기나 수류탄을 숨긴 채 동반 폭사하려는 위험이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AP=연합뉴스)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