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인 노명완 고려대 교수(국어교육)는 17일 "수능시험 난이도는 지난 6월, 9월 두차례 치러졌던 모의고사와 비슷하게 맞췄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올해 수능시험은 지난해와 달리 7차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됐기 때문에 지난해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큰 차이는 없다"며 "지난해보다는 이번 수능시험과 똑같은 방식으로 치러진 6월 및 9월 모의고사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역 및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없도록 영역간 및 영역내 선택과목간 난이도를 조정하는데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이 의견 조율을 하는 등 상당부분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6, 9월 모의고사가 전체적으로 지난해 수능시험보다 평이했다는 것이 수험생 반응이었던 만큼 이번 수능시험의 체감 난이도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역별로는 언어와 탐구영역은 지난해 수능시험보다 다소 평이했던 반면 외국어(영어) 영역은 지문이 길고 어휘도 까다로워 크게 어려웠고 수리영역도 대체로 쉬웠지만 상위권 수험생에게는 까다로운 문제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외국어 및 수리영역의 고난이도 문제를 풀 수 있느냐에 따라 고득점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그러나 이번 수능시험에서는 지난해처럼 원점수가 주어지지 않고 표준점수만 제공되기 때문에 원점수를 지난해와 비교해 대입 전략을 세우는 것은 금물이라고 평가원측은 지적했다. 노 위원장은 또 "기출문제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표절이라고 할 정도로 100% 똑같은 문제를 내지는 않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문항의 형태나 발상, 접근방식 등을다소 수정하는 방법으로 변형해 출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학교공부를 충실히 하면서 EBS 수능강의 내용을 책이나 방송을 통해 공부한 학생이 유리하도록 했다"며 "EBS와의 연계 정도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계방식으로는 영역 및 과목별 특성에 따라 지문을 확장.축소하는 방법, 도형.삽화.그림.그래프 등 각종 자료를 활용하는 방법, 주제.소재.상황을 활용하는 방법,중요지식.개념.원리.어휘를 활용하는 방법 등이 쓰였다고 출제위는 밝혔다. 따라서 지난 6월 모의고사에서의 EBS 수능강의 반영 비중이 영역 및 선택과목별로 55~90%, 9월 모의평가에서는 73~83%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능에서도 85% 안팎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노 위원장은 "학생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하면서 학생과 가정에 상처를 주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출제위원단의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수능시험은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73개 시험지구, 91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으며 지원한 수험생은 재학생 43만5천538명, 졸업생 17만4천719명 등 61만257명이다. 영역별로는 언어 60만3천50명, 수리 `가'형 15만3천821명, 수리 `나'형 38만1천366명, 외국어(영어) 60만8천974명, 사회탐구 36만1천363명, 과학탐구 20만6천556명,직업탐구 4만440명, 제2외국어/한문 13만1천794명 등이다. 수험생에는 시각장애인 128명(맹인 31명, 약시자 97명)과 청각장애인 187명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에게는 별도 제작된 점자 및 확대 문제지와 청각장애자용 대체문항이 포함된 문제지가 제공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7일부터 21일 오후 6시까지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22~28일 심사과정을 거친 뒤 29일 최종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 채점은 평가원에서 전산 처리되며 12월14일 수험생에게 영역/과목별 표준점수와 영역/과목별 표준점수에 의한 백분위, 등급이 표기된 성적통지표가 주어진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