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국내은행들의 평균 자산규모가 3배 이상으로 불어나는 등 대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증권사 숫자는 오히려 늘어나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금융감독원의 `은행.보험.증권 자산규모 현황'에 따르면 은행 수는 환란당시인 지난 97년말 33개에 달했으며 은행들의 평균 자산규모는 18조5천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6월말 현재 은행 수는 19개로 줄어들었으나 공격적인 경영으로 은행당 자산규모는 60조5천억원에 달해 3.27배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자산규모를 기준으로 할 때 전체 금융산업에서 은행산업이 차지하는비중도 97년말 38.5%에서 2003년말에는 58.6%로 크게 늘어났다. 보험사 역시 97년 12월말 1개사 평균 자산규모가 2조4천604억원에 불과했으나지난 6월말 6조3천671억원에 달해 2.59배로 신장했다. 이 기간 보험사의 숫자는 45개에서 36개로 줄어들면서 일정정도 구조조정에 성공했다는게 금감원의 평가다. 그러나 증권사는 97년말 7천100억원이던 1개사당 평균 자산규모가 지난 6월말 1조3천억원으로 1.83배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97년말 36개였던 증권사는 올 6월말 오히려 42개로 늘어나면서 다른 금융권역의 구조조정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게 금감원측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 오갑수 부원장은 지난 1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증권산업의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인수.합병 등을 통해 규모의 대형화가 필요하다"면서 "금융산업의 균형발전과 안정성장을 위해 증권사의 영업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구조조정이 자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제도적 환경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