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은행연합회가 회원사들과 함께 '은행경영강령'을 채택하고 은행의 '사회책임경영' 중요성을 재인식시키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연합회의 의도와 달리 회원사들은 조금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1] 먼저 채택된 '은행경영강령'이 무엇인지부터 들어볼까요? [기자1]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보증기관등 21개 정회원과 36개 외국계은행이 준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습니다. 연합회는 어제 오전에 임시 총회를 개최해서 '은행경영강령'을 채택하고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객과 사회에 대한 책임 -금융시장의 안정 -금융산업의 공동번영 -강령준수위원회 설치 운영 이번 강령에는 모두 7개 조항과 2개의 부칙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주요 내용은 '고객과 사회에 대한 책임', '금융시장의 안정', '금융산업의 공동번영', '강령준수위원회 설치 운영'등입니다. [앵커2] 내용이 포괄적이기는 하지만 매우 상식적인 수준인데요. 그런데 이 강령에 무슨 문제가 있나요? [기자2] 강령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강령제정의 배경과 이를 받아들이는 회원사들의 태도가 연합회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게 문제입니다. 최근 들어서 금융산업의 은행집중현상, 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 LG카드 살리기 방안등 각종 현안을 둘러싼 여론이 은행측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아실겁니다. 지난 일요일밤에 연합회측의 연락을 받고 어제 달려갔습니다만 강령채택을 위한 총회 자체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참석한 은행장들은 무엇때문에 모이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전달받은게 없다는 눈치였습니다. 급조되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는데요. 연합회측은 지난해부터 '사회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준비작업을 진행해왔다고 하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또 구체적인 조항 자체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만 '금융시장 안정' 항목에 대해서 외환,씨티은행 같은 외국계 대주주가 있는 은행들은 강령채택의 동기 자체를 의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팰런 외환은행장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항목에는 동의하지만 은행별로 신용결정에서는 독립적인 결정을 해야한다는 문구가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하영구 씨티은행장도 "강령과 관련해서 법률적인 검토가 있었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자율협약이지만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채 서명해주었다가 나중에 잘못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앵커3] 결국 사회책임경영이라는 자율협약이었지만 강령채택을 주도한 주체와 상관없이 회원사 입장에서는 타율협약이 되었군요? [기자3] 그렇습니다. 연합회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을 돌려보기 위해서 '사회책임경영'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왔지만 급조된 듯한 형식적인 강령보다는 진정한 자율협약을 이끌어내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특히 강령채택후 최근 현안에 대한 논의를 마치고 은행장들의 얼굴은 모두들 어두웠습니다. 신동혁 회장과 연합회의 이번 강령채택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일종의 전시행정 성격을 띈 이번 강령채택이 실제로 은행들의 강령준수로 이어질지는 의문입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