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지만 승부를 가른 오하이오주와 플로리다주 등에서 투개표 부정을 주장하는 `음모이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매사추세츠) 선거팀은 대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블로거들과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 음모 이론가들이 인터넷을 통해 눈길을 끄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음모이론은 대학교수와 인터넷 저널리스트, 선거개혁 운동가 등 명망있는인물들이 실명으로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이같은 주장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재노 카브레라 대변인은 "이 시점에서 우리의 주의를끄는 (선거) 부정의 숫자는 선거 결과를 변화시키지 못한다"면서 "간단한 사실은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는 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이 선거 결과를 놓고 다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하이오주의 투표사기 주장은 카이어호가 카운티 선거위원회의 기묘한 개표결과 발표 방식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선거위원회는 짝수해에 치러지는 선거때는 인접한 의회 선거구의 카운티가 발표하는 개표결과도 함께 발표한다. 그래서 이 카운티는 이 지역 유권자들 숫자보다 9만여 표를 더 집계한 것으로나타난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말했다.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등의 주에서 나오는 투표사기 주장은 더 미묘한 뉘앙스를 담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많은 블로거들이 부시 대통령이 47개 카운티에서 얻은 투표가 그 지역에서 자신을 공화당이라고 등록한 유권자들의 숫자보다 훨씬 많았다고 주장했다. 컨소시엄뉴스닷컴은 "그 결과가 통계적으로 너무 놀라운 것이어서 거의 믿을 수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컨소시엄뉴스의 주요 숫자들은 맞는 것이지만 그것은 수천 명의 무소속 유권자들을 계산하지 않은 것이며 플로리다주 북부의민주당원들 즉 `딕시크랫(dixiecrats)'들은 종종 공화당 후보들에게 투표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플로리다의 선거부정 주장들 중에는 흥미를 끄는 것도 있다. 등록된 공화당원들 숫자보다 더 많은 부시표가 나온 카운티들은 지난 2000년에는 32개였으나올해 선거때에는 47개로 증가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00년 대선에서는 남부출신인 고어가 이지역에서 선전했으나 이번에는 동북부 출신인 케리가 고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풀러턴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경영대학원의 즈비 드레스너 교수는 "출구조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서 "기계가 정확한 개표결과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도 출구조사에서 여성 응답자의 비율이 너무 높아 정확한 결과가 나왔다고 보기 어렵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말했다. 법무부는 2000년 대선의 혼란 이후 만들어진 위원회가 제기하는 투표자 매수,투표자 등록 부정 등의 선거부정 사례들은 2000년 대선 때의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탠퍼드대학의 한 교수가 전자투표를 평가하기 위해 만든 단체인 `검증된 투표(Verified Voting)'는 3만1천 건의 선거 부정사례들을 축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