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도입되는 '주택가격 공시제도'의 윤곽이 발표됐다. 요약하면 단독주택(4백50만가구)은 현행 '공시지가' 산정방식을 다세대와 소형 연립주택(2백26만가구)은 아파트처럼 '국세청 기준시가' 산정방식을 각각 적용해 내년 4월30일 일괄고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가격이 고시되고 있는 아파트(기준시가)와 토지(공시지가)를 포함해 1천3백만가구에 이르는 모든 주택과 2천7백여만 필지의 토지에 대한 정부 공인가격이 모두 매겨지게 된다. 따라서 내년부터 도입되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주택),양도.상속.증여세,취득.등록세 등 주택과 관련된 거의 모든 세금의 시가(時價) 과세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세금부담 얼마나 될까 주택가격 공시제가 도입되면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소형 연립주택은 시가 반영률(공시가격의 80%선)이나 과표 현실화율(공시가격의 50%)이 높아지는 만큼 현행 세율체계로는 세금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년부터 재산세 부과기준이 현행 '원가(신축가액 및 면적위주)방식'에서 '시가(공시가격)'방식으로 바뀌면서 지역이나 평형,공시가격별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우선 서울 강남 등 대도시 지역의 단독주택은 내년에 적용될 세율이 전반적으로 인하되더라도 올해보다 세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면적위주의 부과기준이 시가기준으로 바뀔 경우 세금부과 기준금액(과표)이 올라갈 가능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행정자치부 조사 결과 서울 송파구의 17평형(기준시가 2억3천3백만원) 단독주택은 재산세가 올해 25만8천원이었지만 내년에는 32만2천원으로 25.2%,강남구의 99평형 단독주택(기준시가 17억원)은 5백61만원에서 6백17만원(종합부동산세 2백8만원)으로 10% 각각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방권의 경우 대형 평형일수록 세부담이 올해보다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올해 기준시가가 2억3천만원 안팎인 전북 전주시의 89평형 단독주택의 재산세 부담은 올해 1백21만8천원,경기도 수원의 55평형은 48만7천원이었지만 내년에는 32만∼33만원으로 올해보다 각각 73.3%와 33.7%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행자부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면적이 주요 기준으로 사용되다 보니 시세가 낮더라도 평형이 크면 재산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며 "내년에는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권과 수도권 일부지역의 대형평형은 재산세 부담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볼 때 단독주택 가운데 △농촌지역보다는 대도시지역 △일반주택보다는 고급주택의 재산세 부담은 올해보다 늘어나는 반면 △서울 등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대형평형은 오히려 세금부담이 줄거나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주택공시가격 어떻게 정하나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전체의 3%(13만5천가구)를 표준주택으로 선정해 값을 정한 뒤 각종 변수(비준표)를 감안해 개별집값을 매기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이 때 표준주택은 감정평가사 2명이 현장 및 서류조사 등을 통해 가격을 평가하고,개별주택은 이들 표준주택 가격과 지역·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1천2백여개의 '비준표'를 적용해 일선 시·군·구청이 값을 매긴다. ◆소형연립과 다세대주택은 기준시가 방식 모두 2백26만가구에 이르는 다세대주택과 소형 연립주택은 현행 아파트 기준시가처럼 '전수조사' 방식을 통해 가격이 공시될 전망이다. 전수조사란 전문가들이 일일이 주택의 특성을 직접 조사한 뒤 가격을 매기는 방식이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