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의 정보기술(IT)주를 상징해온 삼성전자와 삼성SDI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속하게 LG전자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1년4개월여만에 55% 미만으로 떨어지고 삼성SDI 역시 2주만에 2%포인트 급락한 반면, LG전자는 유독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지며 외국인 지분율이 1년내 최고 수준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1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에 대해 지난3일 하루를 제외하면 연일 순매도, 9일에는 외국인 지분율이 54.9%선으로 떨어졌고LCD 등 디스플레이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로 삼성SDI 역시 지난달 25일만해도 40%대였던 외국인 지분율이 9일에는 38.1%로 낮아졌다.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약세는 내년 2.4분기까지 계속 하강을 피하기 힘든 세계IT경기 전망이라는 '먹구름'뿐만 아니라 반도체 등 IT주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대만쪽으로 외국인 투자자금 배정폭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7일 이후 지난 주말까지 8영업일간 대만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가2조원에 달한 반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847억원에 그쳤고 그나마 삼성전자와 삼성SDI 주식은 집중적 매도 대상이었다. 그러나 'IT삼성'을 상징하는 이들 종목의 매도세와 달리 LG전자는 연이은 외국인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며 주가도 뚜렷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하순 40%선에서 맴돌던 LG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28일부터 연 9일 순매수가 이어지며 9일에는 41.98%를 기록, 1년내 최고치였던 지난 4월의 42.24%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주가도 같은 기간 6만원에서 6만7천원대까지 치솟았다. 3분기 실적발표 이후 LG전자에 대한 긍정적 평가나 전망도 늘어나는 추세다. JP모건은 지난 3일 보고서에서 "일본 NEC의 홍콩 허치슨 납품물량축소와 미국버라이즌사 가입자의 급속한 증가가 LG전자의 실적 증가와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는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실적 추정치를 소폭 재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골드만삭스는 LG전자가 스페인 텔레포니카에 4분기부터 3세대 휴대전화를 공급하는데 이어 영국 보다폰도 새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IT분야 전반의 실적 전망이 부진한 형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LG전자 매수세가 얼마나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여전히 나오고있다. CLSA는 전날 보고서에서 LG전자의 성장동력인 휴대전화 생산설비 확대계획에 대해 "내년 출하량은 5천300만대로 23% 늘어날 전망이지만 휴대전화 영업이익률은 올해 6.7%에서 5.2%로 낮아질 것"이라며 '시장수익률 하회'의견을 유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