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총선 패배 직후부터 수직 상승해 오던 독일 2개 보수 야당의 지지율이 2년만에 처음 과반 이하로 떨어졌다. 그 반면 복지삭감 등 인기 없는 개혁정책으로 사상 최저치까지 추락했던 집권사회민주당 지지율은 꾸준히 늘어나고 녹색당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올해 봄까지거의 확실시 되던 보수 야권의 정권 탈환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공영 ARD 방송은 5일, 이달 여론조사 결과 사민당 지지율은 30%, 녹색당은 13%로 각각 전달에 비해 1%포인트 늘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제1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은 40%로 1%포인트 떨어지고 기민련의 잠재적연정 상대인 자유민주당 지지율은 8%에 그쳤다. 또 최근 상승세를 보였던 옛 동독공산당 후신 민주사회당 지지율은 5%로 1%포인트 떨어졌다. 2개 보수 야당이 손잡는 흑황(黑黃)연합의 지지율은 48%로 아직 적녹(赤綠)연합의 지지율(43%)보다는 높지만 2년만에 처음으로 과반에 미달, 당장 총선을 실시한다면 2개 야당만으론 집권하기가 어렵게 됐다. 특히 한때 기민련 단독으로도 과반의 지지율을 얻었으나 올 가을 들어 계속 추락하고 있어 주목된다. 사민당과 기민련 지지율은 2002년 9월 총선 당시 38.5%로 같았으나 녹색당이 자민당보다 선전해 결국 적녹연정이 재집권했다. 그러나 그해 12월 기민련이 48%로 수직 상승한 반면 사민당은 28%로 추락했으며올해 3월엔 50%대 24%로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후 기민련이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만 하고 자체 대안을 내놓지는 못하면서도당내 권력 다툼만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추세가 뒤바뀌었다. 지난 달 20일 시사주간지 슈테른과 민영 RTL방송의 조사에서도 사민당 지지율은33%로 200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러한 추세가 계속 확인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6년 총선에서 사민당의 승리를 기대하기는 너무 이르며, 내년에경제가 좋아지고 실업률이 얼마나 낮아지느냐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올들어 지방과 유럽의회 등 각종 선거에서 모두 패배한 적녹연합이 내년2월 실시될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州)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RD가 이 주 유권자들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민당 지지율은 38%로 3개월전에 비해 7% 늘어났으며, 녹색당은 10%였다. 반면 기민련 지지율은 39%로 3%포인트줄고 자민당 역시 1%포인트 줄어든 7%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