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 그룹 중남미 19개 회원국 지도자들은 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제18차 리오 그룹 연례회의 이틀 일정의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이번 리오 그룹 중남미 정상회담은 심각한 정정 불안이 계속되는 카리브해 아이티의 조속한 평화구축을 위한 유엔 평화유지군 확대, 조시 부시 미국 대통령 재선이후 중남미 지역에 미칠 영향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미 국가들은 브라질을 비롯해 아이티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에 적극 동참하고 있지만, 현재 아이티 주둔 병력은 유엔이 정해 놓은 8천명의 절반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정상회담 개최 하루전 모임을 가진 회원국 각료들은 이번 회담에서 리오 그룹지도자들이 아이티 주둔 병력을 늘릴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 주최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연설에서 "아이티의 위기 상황으로 우리의 연대가 도전을 받고 있다"며 아이티 정국 안정을 위한 중남미 단합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이번 회담은 또 부시 대통령 재선 이후 대(對) 중남미 영향을 집중 논의한다. 이와 관련, 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은 개막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시 대통령이 (재선을 계기로) 남쪽(중남미)을 더 세밀히 보아주기를 바란다"며 부시대통령 2기 집권기간 중남미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집권 초반 중남미를 최우선 사안 중 하나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평가됐다. 그러나 9ㆍ11테러 이후 대(對) 테러 전쟁 등의 영향으로 중남미권의 미국내 합법이민 확대 등 중남미 현안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이다. 미국 행정부가 적극 추진해온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 협상도 미국과의 교역 확대를 통해 경제돌파구를 찾으려는 중남미 다수 국가들에는 중요한 문제다. 브라질의 미국내 농업 보조금 문제 제기로 교착상태에 빠진 FTAA 협상은 부시대통령의 재선으로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미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칠레의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은 리오 그룹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전 발표한 성명에서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축하했다. 라고스 대통령은 "칠레와 미국은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같은마음으로 우리는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와 날카롭게 대립하며 비난 발언을 서슴지 않아온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간접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회의장소 인근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아침 일찍 산보를 마친 후 "미국의 생활방식, 나는 그것을 혐오한다. 그것은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면서"그들은 우리에게 폭탄과 총검으로 그것을 강요하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중남미 정상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확대와관련해 중남미권에서 1개국을 이른바 `연합후보'로 내세우는데 합의할지도 관심사다. 남미 대륙의 맹주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작년 1월 취임 이후 브라질의 국제외교 역할을 대폭 확대하며 중남미 개발도상국을 대표해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현재 멕시코도 상임이사국 진출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중남미권의 상임이사국 진출과 관련해 회의 주최국인 브라질측이 이번 회담에서 더욱 높은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리오 그룹은 1986년 경제ㆍ사회 개발 그리고 회원국간 협력과 통합을 촉진함으로써 중남미 민주주의를 공고히하기 위한 취지로 출범했다. 리오 그룹의 19개 회원국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가이아나, 온두라스,멕시코, 니카라과, 파나마, 파라과이, 페루,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