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사상초유의 박빙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무난히 재선에 성공한 것은 '편가르기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초반 출구조사의 오류와 이러한 오류정보를 확대 재생산한 블로거들이 선거 혼선을 부채질한 주범으로 지적됐다. ○…워싱턴포스트는 3일 부시 대통령의 승리비결을 '편가르기'로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이번 대선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결코 접전이 아니었다"고 지적하고 '도덕적 소수'를 각성시킴으로써 선거를 도덕적 가치관 싸움으로 바꾼 전략이 주효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지리적·사회적·문화적으로 양분된 상황을 이용하고 테러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안을 일깨워 자신을 총사령관으로,상대를 허약하고 우유부단한 인물로 만든 것이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출구조사 결과 21%의 유권자들이 도덕적 가치를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여겼으며 이들 중 78%가 부시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CBS뉴스 인터넷판도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것은 중도성향의 유권자에게 손을 뻗치기보다는 기존 보수층의 지지를 확고히 다지고 동성애자 결혼 등 이른바 도덕성 문제에 중점을 둔 '도박에 가까운 전략'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민주당은 충격적인 패배로 초상집이나 다름없다. 당 지도부인 톰 대슐 상원 원내총무마저 낙선하는 수모까지 당했다. 공황 상태에 빠져있는 민주당에선 한동안 새 활로를 둘러싼 내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언론들은 2008년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지목하며 "그녀가 민주당을 구원할 새로운 지도자"라고 보도했다. 수도 워싱턴을 비롯해 대다수 지역의 민주당원들은 힐러리가 당내 인기가 높은데다 자금 동원력과 정치 수완면에서도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라고 꼽고 있다. 그러나 힐러리는 우선 2006년 지역구인 뉴욕주에서 재선돼야 대권 도전을 노려볼 수 있다. 민주당 선거전략가인 해리슨 히크맨은 "힐러리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려는 듯하다"며 "모든 사람이 트랙을 따라 돌겠지만 힐러리는 주변을 서성거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초반 출구조사 오류와 블로거들의 오류 확대재생산이 이번 선거 혼란의 주범으로 꼽혔다. 2000년 대선 당시 당선자 오보 소송으로 홍역을 치른 언론들은 섣부른 결론을 유보한채 신중한 보도 태도를 유지했지만 블로거들은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에서 케리 후보가 우세하다는 초반의 출구조사 결과를 슬레이트,커맨드포스트,원켓닷컴 등 주요 웹사이트를 통해 확산시켜 혼선이 초래됐다. 사이트 중 일부는 '출구조사 정보를 너무 과신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이런 오류가 확대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출구조사 담당자 조지프 렌스키는 "블로거들이 출구조사 결과 중 자기의도에 맞는 여러 수치들을 마구 갖다 썼다"고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