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년간 미국을 이끌 부시 대통령은 당선의 기쁨을 만끽하기에 앞서 산적한 경제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고용 창출과 고유가 충격을 이겨내는 일에서부터 머지않아 닥칠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와 관련한 연금 문제 등으로 부시 대통령 당선자는 상당한 고충을 겪을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4년 전 취임할 때에 비해 경제 지표들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분기 연속 연율 기준으로 3%를 넘어섰고,지표상의 실업률도 지난해 6월 기록적인 6.3%에 달한 것이 현재 5.4%까지 하락한 상태다. 그러나 계속되는 고유가에 기업이 설비와 정보기술(IT) 투자를 여전히 주저하고 있는 점은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지멘스 파이낸셜의 윌리엄 자드로즈니 이사는 "지난 3분기 때 기업들이 돈을 풀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렇지 않았다"며 "고유가와 더불어 갈수록 늘어만 가는 무역적자 등이 기업인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드로즈니 이사는 따라서 부시 대통령이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업 쪽에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라면서 재정·무역 적자들과 관련해 뭔가 단기적인 결정을 내리는 일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시 대통령은 그간 선거 캠페인에서 향후 4년의 임기 중 재정 적자를 줄이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지난해 GDP의 3.6%에 달한 미국의 재정 적자가 올해는 3%가량으로,내년에는 2.8%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재정 적자를 줄이는 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58세 전후인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기 시작할 때 사회보장 제도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노인 복지에 엄청난 국가 재원이 투입돼 오히려 재정 적자가 더욱 확대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세제개편 문제도 '시한폭탄'이다.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또한 연방정부 지출을 최대한 뒷받침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어려운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유가는 상대적으로 전망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월가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중국이란 '에너지 블랙홀'이 있기는 하지만 배럴당 50달러가 넘는 유가가 마냥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석유 소비가 많은 북반구가 동절기에 접어드는 상황도 미국의 새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고유가로 인해 새 대통령이 다소 여유를 갖는 부분도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시비를 조금은 비켜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 타개를 위한 교토의정서가 미국의 외면에도 불구,내년 1월 발효되는 상황에서 고유가가 일종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셈이라는 얘기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