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자) 비정규직 규제 더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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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되 파견업무의 대상과 기간을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비정규직 관련 법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정부안으로 최종 확정됐다.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이 법안은 재계와 노동계가 모두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데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라는 측면에서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이 부문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정부가 확정한 내용은 파견 대상업무와 관련,네거티브 리스트 방식 도입으로 특정 부문을 제외한 모든 업무영역에서 파견근로자를 허용했고,파견기간도 최장 2년을 3년으로 연장하는 등 기존 제도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특히 정부안 확정과정에서 중소기업에 대한차별금지관련 규정의 적용시기를 당초의 2007년에서 2008년으로 1년 늦추기로 한 것은 극심한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점을 배려한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기업들이 처한 경영현실은 물론 급변하는 노동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염려 또한 없지않다.
우선 비정규직 근로자가 3년을 초과해 근무할 경우 해고제한(기간제 근로자) 및 직접고용의무(파견근로자)를 부과한 것이나 파견근로자를 3년 사용하고부터 3개월이 지나기 전에는 새로운 파견근로 사용을 금지한 것 등은 고용시장의 유연화에 역행한다.
특히 동일업무에 대해 비정규직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은 가뜩이나 유례없는 불황으로 하루하루 버텨내기조차 힘든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 틀림없다.
파견대상 업종을 원칙적으로 자유화한다면서도 제조업 직접 생산공정 등에 대해서는 굳이 제한을 유지하려는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
고용시장의 유연성 제고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파견대상업종을 전면 자유화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고용형태의 다양화나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이미 전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럽 선진국은 물론 가까운 일본 또한 파트 타임 근무나 파견근로를 적극 지원해 고용의 유연성 확보 및 일자리 창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때문에 노동계가 총파업을 경고하면서까지 반대하는 것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문턱도 밟지 못한 청년실업자가 넘쳐나는 등 실업문제가 보통 심각한 현안이 아니다.
이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는 사실만 생각하더라도 정부안의 후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고용의 유연성을 더욱 늘리는 쪽으로 보완돼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