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비디오테이프가 막판 미국 대선의 최대 변수로 등장한 가운데 대선을 3일 앞둔 30일 조지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서로 미국 안보를 책임질 적임자라고호소하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전날 이 테이프 방영후 유권자들의 반응이 포함된 뉴스 위크 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이 50% 대 44%로 케리 후보를 6% 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나타나는 등 대선을 앞두고 표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어 승부 예측이 한층 더 어렵게 됐다. 그러나 뉴스 위크 조사와는 달리 30일 오후 5시 (현지시간) 발표된 워싱턴 포스트 일일 여론조사에서는 49%대 48%로 부시 대통령 우위가 전날의 3% 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좁혀졌다. 또 이날 오전 발표된 27~29일 조그비 조사에서는 케리 후보가 오히려 부시 대통령을 47%대 46%로 1% 포인트 역전하는 등 빈 라덴 테이프가 누구에게 유리한 지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는 그러나 '빈 라덴 충격'이 앞으로 3일간 부동층의 표심을 가름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고, 이날 선거전 마지막 주례라디오 연설과 유세에서 안보 문제에 집중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부시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에서 자신이 대테러전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지도자로 자임했으며, 케리 후보는 미국과 중산층을 위해 싸울 대통령이 되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시간 유세에서 빈 라덴은 언급하지 않은 채 케리 후보를 허약하다고 공격했으며, 케리 후보는 위스콘신 유세에서 부시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병력을 빼내 빈 라덴을 탈출케 하는 등 테러전 수행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거듭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당시 미군 특수전 병력들이 빈 라덴의 은신처로 추정된 아프간 국경 토라 보라에서 활동중이었으며, 빈 라덴 소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었다며 이례적으로 신속히 케리 후보를 비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빈 라덴 테이프가 당초 우려했던 테러 형태는 아니지만 '10월의 충격'이라고 규정했으나, 대선에 미칠 영향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또 유권자들도 서서히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여 테이프의 영향은 선거일 막바지가 돼서야 확실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테이프가 부시 대통령 또는 케리 후보 어느 한쪽의 당선을 도울수도 있으나 별다른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는 등 의견이 엇갈린 상태이다. 이날 발표된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208 대 179 (워싱턴 포스트), 227 대 225 (뉴욕 타임스), 168 대 153 (LA 타임스)로 여전히 케리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P는 두 후보 진영이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아이오아,미네소타, 뉴멕시코, 네바다 등 8개주에서 막바지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조그비 조사에서는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간 등 4개주가 통계적으로 백중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케리 후보 진영은 케리 후보의 두 딸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마들렌느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을 플로리다에 투입시켰다. 또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자신이 2000년 대선에서 승리한 하와이에서 의외로 접전이 펼쳐짐에 따라 이날 하와이로 날라갔으며 딕 체니 부통령은 일요일인 31일 이곳을 찾을 예정이다. 한편 존 에드워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두 당의 정ㆍ부통령 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이날 출신지인 노스 캐럴라이너주 롤리에서 투표를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