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매를 결정짓는 선물베이시스가 크게 악화돼 증시에 '프로그램 매물 주의보'가 내려졌다. 선물가격에서 코스피(KOSPI)200 가격을 뺀 선물베이시스가 이번주 들어 신규 매도차익거래(선물매수+주식매도)를 유발할 정도로 심한 백워데이션(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은 상태)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베이시스 악화 현상이 계속될 경우 프로그램 매물이 지난 5월처럼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3천억∼4천억원 정도 추가 출회돼 수급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증시에서 프로그램 매매는 1천1백60억원의 순매도로 마감,사흘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사흘간 프로그램 매도는 4천8백억원에 달한다. 이는 선물베이시스가 이번주 들어 장중 평균 -0.5∼-0.6으로 나빠진 데 따른 것이다. 선물베이시스가 나빠지자 잠재 매물인 기존 매수차익잔액(선물매도+주식매수)이 청산되면서 매물로 나오는 한편,한동안 잠잠했던 신규 매도차익거래와 투신사·연기금 인덱스펀드의 '주식→선물 갈아타기'가 가세해 프로그램 매물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승훈 대한투자증권 차장은 "외국인의 잇단 주식 매도로 8월 이후 반등장을 이끌었던 수급장세가 붕괴돼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되면서 베이시스가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주가지수가 60일선을 깨고 내려온 상태여서 현재 백워데이션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고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이영 서울증권 연구원은 "백워데이션이 -1까지 확대될 경우 3천억∼4천억원의 추가 매물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에 나오는 프로그램 매물은 지난 5월 폭락장 때와는 달리 연말로 갈수록 다시 프로그램 매수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 증시에 미칠 악영향은 반감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동의하고 있다. 배당을 받으려면 차익거래자들은 연말까지 어떻게든 현재 보유 중인 선물 매수 포지션을 주식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 투신사 인덱스펀드운용팀장은 "내달 이후 기업들의 올해 배당에 대한 윤곽이 어렴풋하나마 드러나봐야 인덱스펀드의 선물 포지션을 유지할지,아니면 다시 주식으로 전환할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11월 말이나 12월 초순이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