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26일 탈북자들의 베이징(北京)한국국제학교와 한국총영사관 진입 사실을 이례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언론은 그동안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 꼬리를 물고 이어진 탈북자들의 외교공관 진입 사태에 대한 보도를 자제해왔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생 일간지 신경보(新京報)는 전날 새벽 신원미상자 18명이 한국총영사관 진입을 시도, 이 중 3명만이 성공했고 나머지는 공안에 체포됐거나달아났다고 전했다. 신문은 지난 22일 다른 29명이 한국국제학교에 들어간 사실도 함께 다루면서 한국총영사관이 이로 인해 잠정적인 영사업무 중단을 검토중이라고 영사부 관계자의말을 인용해 전했다. 신경보는 특히 한국총영사관에 보호중인 인원이 120명을 넘어서 적정 수용규모의 배를 초과했고 지난해 10월에도 보호 인원이 110명을 넘어 2차례에 걸쳐 영사업무를 중단한 바 있다고 밝히는 등 영사관 내부 사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 진입자들의 신분이 탈북자로 밝혀졌음에도 '탈북자' 또는 '북한인(北朝鮮人)'이란 말을 쓰지 않고 시종 '신원미상자(不明身分者)'라고 표현하는 조심스러움을 보였다. 신문은 이어 한국영사관 외곽의 북쪽 담벽에 설치돼 있던 가느다란 철조망을 걷어내고 보다 견고한 철제 창살로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진입자들이 담 위에 쳐져 있는 철조망을 끊고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밝혀 한국총영사관이 입주해 있는 외교단지의 안팎을 관리하는 중국 외교부 산하 방업공사(防業公司)가 경비 강화에 나섰음을 짐작케 했다. 신경보의 이날 보도는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포털 신랑(新浪.Sina.com)과 써우후(搜狐.Sohu.com)에도 전재됐다.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