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와 LG카드의 수수료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어 카드사와 할인점 간 수수료 분쟁의 돌파구가 마련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24일 카드, 유통업계에 따르면 수수료 인상을 놓고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는 롯데마트와 LG카드가 이견을 거의 좁힌 상태여서 수수료 협상이 이번 주 내에 타결될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롯데마트와 LG카드의 수수료 협상이 타결되면 할인점 업계 1, 2위인 이마트와홈플러스도 뒤따를 가능성이 높아 3개월간 지속됐던 수수료 분쟁 사태가 해결되면서소비자 불편이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 롯데마트-LG카드 인상폭 놓고 막판 조율 롯데마트와 LG카드는 현재 매출액 대비 1.5%인 가맹점 수수료를 1.85% 수준으로인상하는 안을 놓고 막판 절충을 벌이고 있다. LG카드는 당초 2%로 수수료를 인상할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런 수수료 인상이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는 롯데마트측의 입장을 받아들여 수수료 인상폭을 줄였다. LG카드는 수수료 인상폭을 줄이는 대신 밴(VAN:카드승인 대행업체)사를 통하지않아도 되는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직접적인 카드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가를 낮춰 사실상 수수료를 2%로 올리는 효과를 얻을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LG카드로부터 절충안을 건네 받았지만 아직까지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며 "수수료 인상을 전제로 하되 인상폭을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마트는 지난 23일부터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맹점 계약을 해지했던 삼성카드를 다시 받기로 하는 등 카드사와의 협상 의지를 보이고 있어 LG카드와의 협상 타결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롯데마트는 삼성카드가 수수료를 1.5%에서 2.3%로 인상하자 지난 1일 35개 전점포에서 삼성카드와의 가맹점 계약을 해지했다. 롯데마트는 소비자 불편 해소 차원에서 삼성카드를 다시 받되 수수료 인상폭은차후 협상을 통해 조정키로 했다. ◆ 할인점 대표 '이마트'도 협상 나설듯 할인점 업계 1위로 수수료 분쟁의 최전선에 있는 신세계 이마트도 롯데마트와카드사간 협상이 타결되면 어쩔수 없이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점포별로 11월초부터 비씨카드 등 카드사와의 가맹점 계약 만기가 속속 돌아오기 때문에 이번주내에 `카드 결제 전면 거부' 또는 `수수료 인상 수용' 중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현재 `직불카드'를 도입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히며 수수료 인상 수용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카드사와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 구학서 사장은 최근 수수료 인상에 절대 동의할 수 없지만 다른 할인점이 카드사와 협상을 타결하면 어쩔수 없이 수수료를 인상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퇴로'를 열어놓았다. 이마트가 이처럼 퇴로를 열어놓은 것은 다른 할인점들이 카드를 받는 상황에서이마트만 카드 결제를 거부하면 고객 이탈과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데다 직불카드의실효성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신용카드의 대안으로 도입 방침을 밝힌 직불카드는 특정 가맹점에서만이용할 수 있고 은행 공동망이 가동되는 시간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불편함 때문에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 국내 금융기관이 사실상 회원 확대를 포기한 상품이다. 이 때문에 은행과 카드사들은 직불카드의 기능과 함께 모든 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편리성까지 갖춘 `체크카드'를 적극적으로 발급하고 있어 그 회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직불카드의 단점을 보완한 체크카드는 예금 잔액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마트의 직불카드 도입 방침은 현실과 동떨어진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 외국계 할인점은 대세에 따를 전망 외국계 할인점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와 까르푸, 월마트는 수수료 인상이 대세로 굳어지면 자연스럽게 카드사와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할인점 업계 2위인 홈플러스는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수수료 인상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카드사와 롯데마트의 협상이 타결되면 협상쪽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마트처럼 시장 지배력이 확고하지 않은 홈플러스가 섣불리 카드 결제를 거부하다가는 3∼5위 할인점인 롯데마트 등에 고객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까르푸와 월마트는 비씨카드 등 일부 카드사로부터 수수료 인상을 통보받았지만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은채 사태를 관망하고 있어 사실상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인상태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롯데마트와 카드사의 협상이 타결되면 수수료 분쟁 사태가급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