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광희 코오롱 사장 kenhan@kolon.com >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하는 유가 상한선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3차 오일쇼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지는 이미 오래다. 이럴때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절약이 우선이다. 높은 유가가 침체된 경제의 발목을 더욱 옥죄고 있지만 문제는 에너지 자원만이 아니다. 환경자원,인적자원,기술 등 나라 전반에 있어 자원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않으면 국민 소득 2만달러는커녕 장기 침체를 벗어나기도 어려워진다. 40∼50년대에 태어난 우리 또래 세대들은 최빈국이었던 우리 나라를 국민 소득 1만달러 시대로 올려놓았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요즘 1만달러에 그치게 한 것 또한 우리 세대의 잘못이 아닐까 자성해본다. 우리는 낭비했다. 적절한 곳에 쓰이지 못한 자원은 과잉과 거품을 낳았고,IMF 시기를 거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는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멈춰있다. 일본의 3만달러,우리의 1만달러. 그 간극에는 낭비 문화가 있다. 어떤 이는 자가용을 구입해도 꼭 대형을 사야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안전성,아니면 안락함? 가진 만큼 쓸 수 있는 것도 가진 자들의 기쁨이자 만족이겠지만 '원래 큰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안타까운 마음이다.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논쟁들,정치인 그들만의 논쟁 또한 낭비다. 이것은 국민들이 미래를 합리적으로 예측하고 준비하는데 방해가 된다. 불행히 낭비는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할 기업에도 있다. 불필요한 자산,회생 불가능한 사업,무능한 직원,결론 없는 회의…. 이 모든 것이 낭비다. 시간을 사용함에 있어서 선진국과 차이는 더욱 확연하다. 굳이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가까운 외국계 기업에 가보면 알 수 있다. 선진 기업의 시간 관념은 매우 철저하며,업무시간의 집중도가 매우 높다. 대충 12시 근처가 점심 시간이고 딱히 퇴근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한국 기업과는 시간 관념의 근본이 다르다. 이처럼 국민소득 2만달러로 가기 위해서는 가정,직장,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만연해 있는 낭비와 비효율의 문화를 과감하게 떨쳐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