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와 할인점간의 수수료 분쟁이 타결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17일 카드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할인점 업계 3위인 롯데마트가 수수료 인상을받아들이기로 하고 카드사와 인상폭을 조율하고 있어 빠르면 이번 주중 타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롯데마트와 카드사간 수수료 협상이 타결되면 할인점 업계 1,2위인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카드사와 할인점간 수수료 분쟁이마무리되면서 소비자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카드사 수수료 협상 타결 `임박' LG카드 등 카드사와 롯데마트는 수수료를 인상하기로 합의한 상태에서 수수료인상폭을 두고 마지막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급격한 수수료 인상이 회사경영에 큰 부담을 주는 만큼 종전 1.5%인수수료를 1.7∼1.9%선으로 올리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최소한의 경비 수준인 2%선으로 수수료를 올려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카드사와 롯데마트는 밴(VAN,카드승인 대행업체)사를 통하지 않아도되는 카드사와 가맹점간의 직접적인 카드결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수수료 원가를낮춰 인상폭을 조절하는 등의 절충점을 집중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LG카드 관계자는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매출처리비용절감으로 원가를 낮춰 수수료 인상폭을 조정하는 등의 다양한 절충안에 대해 활발한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협상 타결되면 수수료 분쟁 `급물살' 롯데마트와 카드사의 수수료 협상이 타결되면 수수료 분쟁이 급속하게 타결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외국계 할인점인 까르푸와 월마트는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에 대해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아 사실상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마트 마저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이면 이마트, 홈플러스도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마트와 홈플러스만 카드결제를 거부하면 매출감소와 고객이탈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전 점포에서 비씨카드와의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 지난 9월 매출(기존 점포기준)이 작년 같은달에 비해 2% 가량 감소하는 등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신세계 구학서 사장은 최근 다른 할인점들이 모두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이면 이마트도 할 수 없이 수수료 인상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혀 종전의 강경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섰다. ◆홈플러스 행보가 `최후의 변수' 카드사와 할인점간 타협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면서 할인점 업계 2위인 홈플러스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마트와 까르푸, 월마트 등이 카드사의 수수료 인상을 수용하더라도 홈플러스가 강경대응에 나서면 수수료 분쟁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고 카드사와의 가맹점 계약을 해지할경우 수수료 분쟁을 주도하고 있는 이마트가 `원군'을 얻게되는 셈이어서 수수료 분쟁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지금까지 카드사로부터 수수료 인상을 통보받은 적이 없지만 비씨카드가 이번주중으로 인상방침을 통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결단을 내려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현재 표면적으로는 `수수료 인상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수수료를 인상하면 가맹점 계약해지도 불사하겠다는 종전의 강경한 입장에서 다소 물러나 카드사가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면 내부 회의를 거쳐 공식 대응 방안을 발표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홈플러스가 강경대응보다는 수수료 인상을 전제로 카드사와 협상에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마트에 비해 시장지배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다 카드결제를 거부한 이마트 점포에서 빚어지고 있는 매출감소 현상 등의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마트가 신용카드 대안으로 도입키로 한 직불카드는 금융시장에서 이미 실패한 상품으로 판명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용카드를 대체할 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어 대응방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