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접어든 가운데 개별 기업에 대한 증권사들의 전망 및 의견 수정 작업이 활발하다. 또 현재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실적 등 기업의 펀더멘털 측면에 주목하고 있는만큼 전망 변화에 따라 해당 기업의 주가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 IT기업 중심 실적 하향 잇따라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술주들의 경우 IT경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실적전망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동원증권은 삼성전자[005930]의 3.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14조700억원과 2조8천400억원으로 각각 기존 전망치보다 6%, 10%씩 낮춘다고 밝혔다. 민후식 동원증권 연구원은 이같은 실적 수정에 대해 "LCD사업부문의 판가인하및 원가 상승 부담과 휴대폰 사업부문의 내수 부진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도 같은날 삼성전자의 3.4분기 및 4.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2조8천700억원, 2조5천400억원으로 기존대비 6%, 10% 하향조정했고 외국계 UBS증권도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3조500억원으로 14% 낮췄다. 같은날 JP모건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주요 부품의 마진 하락을 지적하며삼성전기[009150]의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기존대비 각각 21.9%, 30.9%하향조정하고 투자의견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11일 대신경제연구소도 삼성전기의 올 4.4분기와 내년 상반기 실적회복도 불투명하다며 목표가를 3만8천원에서 3만5천원으로 낮췄다. 지난 6일에는 우리증권이 삼성SDI[006400]의 3.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4분기대비 각각 3.5%, 11%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이같은 실적 부진 원인이 구조적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EPS 전망치를 각각 기존대비 11.8%, 22.4% 낮춰잡았다. 비IT기업들은 고유가와 내수부진 등에 발목이 잡혔다. 교보증권은 지난 11일 대한항공에 대해 현재 유가 수준이 지속될 경우 9월 이후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올 실적 전망치를 소폭 줄이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보유로 조정했다. 12일 동양증권은 치열한 경쟁과 경기 침체에 따른 배너광고 부진으로 NHN[035420]의 3.4분기 영업이익이 2.4분기 대비 2.5% 줄어든 205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 군계일학..POSCO.탑엔지니어링 등 상향 그러나 이처럼 실적 및 의견 하향 조정이 늘어나는 가운데 돋보이는 실적과 펀더멘털로 오히려 평가가 좋아지는 기업들도 있다. POSCO는 후판가 인상에 3.4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는 등 뛰어난 실적까지 더해져 호재가 겹친 경우다. 대우와 굿모닝신한 증권 등은 3.4분기 실적 등을 반영, POSCO의 올해 전체 실적추정치 및 적정주가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2일 세종증권은 최근 실적 호조를 반영, 인탑스[049070]의 3.4분기 예상매출액을 기존대비 7.8% 상향조정했다. 세종증권은 "3.4분기 인탑스 실적이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목표가를 2만5천원에서 2만7천원으로 높여 잡았다. 대신경제연구소와 삼성증권은 지난 11일 국제 아연, 전기동 등의 가격 상승을근거로 고려아연[010130]의 목표가를 일제히 올려잡았다. 또 같은날 동원증권은 탑엔지니어링[065130]의 4.4분기 실적에 LG필립스LCD 수주 수혜가 반영될 것이라며 목표가를 1만2천원에서 1만5천원으로 올려잡았다. ◆ 민감한 주가 반응 전망 변화에 따라 해당 종목의 주가 향방도 뚜렷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이후 12일까지 4일 연속 내리막을 달려 45만원대 밑으로 떨어진 상태며 삼성전기도 지난 5일 이후 6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3만원대였던 삼성전기 주가는 이 기간 3만원대에서 2만8천원대로 내려앉았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달초 1만7천원대까지 올랐으나 고유가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면서 12일 현재 1만5천원대까지 추락했다. 반면 POSCO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17만1천원대에서 18만3천원대로 주가가 1만2천원이나 뛰었고 고려아연도 이달에만 상승률이 24%를 넘고 있다. 탑엔지니어링도 이달 들어 12일까지 17.21% 올라 강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유가 외에 별다른 외부 요인이 없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3.4분기 및 4.4분기 실적에 따라 주가가 좌우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IT업종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나실제 실적이 하향조정된 예상치마저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문제가 될 것"이라며 "더구나 부정적 실적 모멘텀이 3분기에 국한된 것이 아닌만큼 이달 들어 시장은 실질적으로 4분기 실적 영향권에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김상훈.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