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회장의 2남인 신동빈(49) 부회장이4일 그룹의 구조조정본부격인 롯데호텔 정책본부 본부장에 임명됨에 따라 그룹 경영전반의 실무에 관여하면서 후계체제를 굳힐 전망이다. 이에따라 경영수업중인 삼성 이재용 상무, 현대차 정의선 부사장 등을 비롯한주요 대기업의 후계체제 구축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그룹 부회장이라는 직함으로 전경련 등에서 대외활동을 하는 것 외에는실질적인 그룹 경영에는 관여치 않던 신 부회장의 정책본부 본부장 임명은 경영수업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경영전반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지난 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시작한 신 부회장의 15년간의 경영수업 성과를 아버지 신 회장이 인정한 것으로 신 회장은 이번 인사로 한달 반 가량의 국내 경영을 마무리하고 지난 3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번 인사로 일본 롯데의 경우 신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부사장이 맡고 한국 롯데는 신 부회장이 맡는 형식의 후계구도가 완전히 굳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신 부회장이 본부장을 맡는 롯데호텔 정책본부는 향후 그룹차원의 주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그룹 주요정책의 실무작업 및 계열사간 중복투자 예방 등의 업무를관장하게 돼 신 부회장은 사실상 그룹 경영 전반을 관여하게 됐다. 조금 앞서서 얘기하자면 롯데그룹이 신동빈 부회장 체제로 서서히 모습을 갖춰갈 것이란 관측도 가능하다. 그동안 신 회장 그늘에 있던 신 부회장이 이제 그룹 전반을 챙길 권한이 있는자리에 오름으로써 당장은 아니더라도 롯데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해 호남석유화학이 LG화학과 함께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한데 이어 올해도 지난 7월 KP케미칼을 인수하는 등 유화부문의 외형 키우기에 나서 그동안 유통위주의 성장동력을 유통과 유화 부문으로 재편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의 백화점.호텔 사업, 중국의 테마파크 사업을 비롯한 해외사업도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함께 롯데그룹의 주요 경영진의 면면도 보다 젊어지는 쪽으로 차츰 물갈이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가능하다. 물론 롯데그룹측은 "신 부회장의 정책본부장 임명이 당장의 경영권 승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신격호 회장이 앞으로도 계속 경영 전반을 챙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신 부회장은 당분간 아버지 신 회장의 감독 하에 직접 사업을 벌이고 이에 대한 책임도 지는 `최종 실전 경영수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