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섀도(Moon Shadow)', '피스 트레인(Peace Train )', '모닝 해즈 브로큰(Morning Has Broken)' 등의 히트곡을 냈던 영국출신전 직 팝스타 캣 스티븐스(57)가 테러관련 혐의로 결국 미국에 입국하지 못하고 영국으로 강제 추방됐다. 스티븐스가 타고 있던 런던발 항공기는 전날 워싱턴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정부가 작성한 테러리스트 명단에 그가 포함돼있는 것이 확인돼 착륙지를 메인주뱅거로 바꿨다. 스티븐스는 22일 런던으로 되돌아 왔다. 미국 국토안보부의 브라이언 도일 대변인은 "왜 그가 명단에 있겠느냐. 그의 활동이 테러와 관련이 있을 수있기 때문이다. 정보당국은 우려할 만한 추가 정보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사법당국의 한 관계자는 그가 지난 5월 미국에 입국해 이슬람 무장조직인 하마스에 기부금을 냈다는 정보가 있다고 전했다. 1947년 런던에서 스웨덴인 어머니와 키프로스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스티븐스는 18살때 부터 10여개의 히트곡으로 영국과 미국 차트를 휩쓸었지만 1977년이슬람으로 개종하면서 전혀 다른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이름도 유수프 이슬람으로 바꾼 그는 음악을 포기하고 1983년 런던에 이슬람 학교를 설립했으며 영국 이슬람 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1980년대 말에는 아야톨라 호메이니 이란 최고지도자가 '악마의 시'의 저자 살만 루시디에 대해 내린 사형선고를 지지하고 나서 팬들을 경악시켰고, 2000년에는하마스 지원혐의로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추방명령을 받았다. 스티븐스 자신은 항상 테러를 지원하는 자선단체에는 기부한 적이 없으며 인도적인 목적을 위해서만 기부했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이름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감시대상자 명단에서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테러리스트들이 이슬람의 가르침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고 항상 비난해 왔다고 밝힌 스티븐스는 23일 기자들에 둘러싸여 미국입국 금지 조치에 대해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날 알고 있다. 난 비밀에 싸인 인물이 아니며 모두가 나의 자선,평화운동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살고 있는 딸 마이마나(21)를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1990년대에 이슬람 관련 음악을 간간이 발표하던 그는 지난해에는 1978년 이후처음으로 영어로 음반을 취입, 옛 히트곡 '피스 트레인' 의 새 버전을 통해 이라크전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스티븐스의 추방소식을 전해 들은 영국 정부는 미국 정부에 항의했으며 잭스트로 외무장관도 뉴욕의 유엔총회장에서 콜린 파월 미국무장관을 만나 유감을 표시했다고 영국 BPA 통신이 보도했다. 영국내 아랍계 미국인들과 이슬람 교도들도 스티븐스를 다룬 미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 즉각 분노하고 나섰다. 그러나 톰 리지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감시자 명단에 올라있는 이상 유명인이든 무명이든 상관없이 원칙대로 처리할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국토안보부 대변인이 전했다. (워싱턴 로이터.AFP.dpa=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