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불황 속에서도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는어김없이 다가왔다. 추석은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가족, 친지를 만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재충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와 철강 등 일부 업종은 연휴 중에도 24시간쉼없이 공장 불을 밝힌다.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러시아 방문에서돌아와 별다른 일정 없이 쉬면서 4분기 경영구상을 할 계획이다. ◆`고향 앞으로', 주요 업종은 계속 가동 = 삼성전자는 이번 연휴에도 기흥(반도체), 천안(LCD), 구미(HDD) 공장은 4조3교대를 유지하면서 24시간 생산라인을 가동한다. 추석에 일하는 직원들은 연휴 전후로 휴무를 실시하는데 수원공장의 경우 `원래휴일+1일'을 쉴 수 있도록 하는 대신 토요일 하루를 근무하도록 했으며, 휴대전화생산라인은 26일 오전부터 29일까지만 쉰다. 삼성전기는 사업팀장 재량으로 추석 연휴 다음날인 30일까지 휴무를 실시하지만수출이 80% 이상인 기판과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를 생산하는 부산사업장, 대전사업장은 휴무기간에도 정상 가동된다. 삼성SDI는 사업부별로 주말, 휴일과 추석연휴를 포함해 3-5일간 신축적으로 휴무를 실시하고 평면 TV용 브라운관을 생산하는 부산공장 브라운관 1라인, 천안 2차전지 일부 라인은 연휴에도 24시간 풀가동된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25일부터 29일까지가 공식적인 휴무 기간이며 냉장고 라인등 주문이 밀린 일부 사업장은 25일 오후 5시까지 특근을 실시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용광로를 끌 수 없는 업무 특성상 명절이나 휴일에도 가동이 이어지기때문에 이번 추석연휴에도 직원들이 4조3교대 또는 3조3교대 형식으로 일하는데 포항.광양제철소 직원들은 연휴기간 4조3교대로 근무하며 사무직 직원은 29일까지만휴무를 실시한다. 전기로 업체인 INI스틸과 동국제강은 추석연휴에 하루를 더 붙여 30일까지 쉬면서 연휴를 이용해 주로 공장 생산설비의 보수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선업계는 적게는 6일에서 많게는 10일간의 연휴를 만끽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조선과 한진중공업은 이번 연휴에 무려 10일간 생산라인을 중단해 근로자들은 황금연휴를 즐기게 된다.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25일부터 휴무인데다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10월1일은 창립 기념일, 4일은 휴일과 일요일 중복(개천절)에 따른 단협상 휴무일이기 때문에 25일부터 4일까지 쉬게 된다. 한진중공업도 단협상 옛 법정 공휴일(국군의 날) 및 휴일.일요일 중복 때 쉬도록 돼 있어 25일부터 4일까지 휴일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 두산중공업은 25-30일 쉬며 현대중공업의 경우 중복휴무일에 따른 단협 조항으로 4일도 휴무일이다. 10월1일 연차를 낼 경우 9-10일 쉴 수 있는 셈이며 이에 따라 일부 사업장은 월차를 권하기도 하고 있다. LG전자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전 사업장에서 휴무를 실시해 확실한 휴식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며, 현대차는 25일부터 내달 3일까지 9일간 연휴로 이 기간 공장은 가동하지 않는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25일부터 5일간의 휴무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연휴 기간에도 문을 열어야 하는 특성상 영업직 사원은 추석 연휴에도 근무한다. 롯데백화점은 본사의 경우 25일부터 교대로 휴무에 들어가며 영업 점포는 28∼29일 이틀간 휴무를 실시한다. 현대백화점도 본사 사무직은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휴무에 들어가지만 영업직 사원은 백화점 휴무일인 28∼29일 이틀간 휴무하고 나머지 3일은 업무 분담을 통해 연휴 전후에 휴가를 줄 계획이다. ◆총수들 `쉬면서 경영구상' = 삼성 이건희 회장은 노무현 대통령 방러 경제사절단에 참여했다 23일 귀국 후 국내에 머물며 잇단 해외활동에 따른 여독을 풀 계획이며 연휴도 특별한 일정 없이 한남동 자택에서 보낼 예정이다. 이 회장은 아테네 올림픽 참석, 슬로바키아ㆍ헝가리 현장경영 등 한달 가까운해외활동을 마치고 지난 주 귀국했다. 정몽구 회장도 러시아에서 돌아와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사업구상을 할 예정이다. 구본무 LG 회장도 추석연휴에 한남동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4분기 경영구상을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과 총괄사장들도 국내에 머물 계획이며, 김쌍수 LG전자 부회장도 가족과 함께 추석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러시아 방문에 이어 곧바로 미국 워싱턴, 뉴욕, 보스턴에서열리는 SK㈜ 해외 기업설명회(IR) 행사에 참석한 뒤 귀국한다. 뒤늦게 방러가 결정된 최 회장은 추석 연휴에 자택에서 SK네트웍스 조기정상화방안 등 경영현안에 대해 구상을 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SK 관계자는 전했다.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추석연휴를 가족과 보낸 뒤 10월3-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열리는 국제철강협회(IISI)총회 참석차 1일 출국하고 한화 김승연 회장은 추석연휴특별한 일정 없이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효성 조석래 회장과 코오롱 이웅열 회장도 연휴에 별다른 일정은 잡지 않은 상태이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