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참여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이념 논쟁에 엄중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특히 지난 17일 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과제' 학술토론회를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금융기관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마당에 금융연구기관들이 이념 논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부총리는 18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주재한 경제장관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금융연구원은 금융기관들에게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하는데 자꾸 거대담론을 끌고 나온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좌파니 사이비니 하면서 담론을 자꾸 키우면 답은 그런 쪽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며 "금융연구기관은 논의의 초점을 좁혀 좀더 구체적이고 미시적인 연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 10일 열린 금융연구원 조찬 강연회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말을 듣지 않는다"며 "금융기관들이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연구원들이 좀더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읽고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금융쪽에서 이런 이야기가 자꾸 나와서 장관들께 죄송하다"고 말해 난감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 부총리는 이어 "올해는 연휴기간이 긴만큼 경제부처들이 신경을 더 써야 한다"며 "산업자원부는 수출동향을 챙기고 건설교통부는 수송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수출에 대해 "추석때문에 수출이 둔화됐다는 말을 해선 안된다"며 "수출이 월 200억달러에 못미치면 심리적인 불안감이 커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추석물가와 관련, "각 부처에서 물가대책과 민생대책을 내놓아 아직은 차질이 없다"면서 "날씨가 괜찮아 과일 등 농산물 가격도 유통만 원활하면 별문제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대해 "농업부분에서 계절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노동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밖에 최근 미국의 종합건설업체인 HRH사와 토지공사의 투자협약식에 대해 "일부 미국 인사들의 개인 일정이 누출돼서 문제가 있었다"고 아쉬움을표시한뒤 "그러나 앞으로도 외국인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음달초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도 몇몇 투자자들을 만날 것"이라며 "이들이 다음달말께 방한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