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몇 달째 한 건도 거래를 못 시켰어요. 얼마나 더 터틸수 있을지..."(서울 대치동 D공인). "요즘 문 걸어 잠그고 먹고 살 수 있는 대책을 찾으로 다니는 날이 더 많아요"(파주 금촌동 G공인). 주택거래 시장이 붕괴되면서 중개업계도 파탄으로 치닫고 있다. 웬만한 불황에도 버텼던 서울 강남이나 목동,성남 분당 등지에서도 줄도산 위기에 몰린 중개업소가 가득하다. 대한공인중개사협회의 최근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0%의 중개업소가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 평균 매매 중개건수가 아예 '없다'는 응답도 63.3%나 됐다. 중개업소 10곳 중 8곳이 적자인 데다 올 들어 월 평균 매매거래 건수가 '0건'인 업소도 10곳 중 6곳에 달하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문을 닫는 중개업소가 속출하는가 하면 일부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전업의 길을 택하고 있다. 최근 분당신도시에서 중개업을 하다 죽 전문점으로 업종을 바꾼 J씨는 "그나마 전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편"이라며 "주변의 많은 동료들이 실업 상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와 경기도에 따르면 상반기 중 수도권에서 하루 평균 42개의 중개업소가 폐업을 신고했다. 사무실 풍경도 크게 바뀌었다. 고객의 방문은 물론 전화 문의도 '뚝' 끊겼다. 업소간 정보교환도 없어졌다. 할 일이 없으니 사무실을 비우는 시간이 늘었다. 그러다보니 중개업소만 전문으로 털고 다니는 좀도둑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목동 쉐르빌공인의 조희창 사장은 "정부의 공인중개사 양산 정책에 따라 배출된 신입 중개사들이 불쌍할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