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시장도 이젠 끝물(?)' 신행정수도 예정지와 수도권 2기 신도시 주변 등 지난 2년간 급상승세를 나타냈던 지역의 땅값이 최근 약세를 보이자 토지시장도 이젠 끝났다고 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아파트시장이 지난해 '10·29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3년간의 폭등에 마침표를 찍은 데 이어 토지시장도 대세 상승을 마무리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일부 지역에선 거래 두절로 시장기능이 마비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어 이런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반적인 폭등은 없겠지만 아직 덜 오른 지역이나 새롭게 개발재료가 발표되는 지역은 계속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동시다발적 가격 상승은 어려울 듯 신도시 개발과 LG필립스LCD 공장 건설 등을 재료로 땅값이 급등했던 경기 파주지역의 토지시장이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6월부터 거래가 완전히 끊겨 '가격이 얼마'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현지 전원컨설팅 강영구 이사는 "투기지역 지정에 대한 내성이 생길 때까지는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중개업소들이 인근 연천 포천 철원 등지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튀어나오는 이른바 '풍선효과'도 미미해지는 분위기다. 충남 연기·공주지역 규제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던 청양 예산 부여 등지는 '반짝 상승'에 그치고 있다. 배점숙 천안 집보아공인 사장은 "업자들이 규제가 없는 충청권 지역으로 재빨리 이동해 물건을 찍어뒀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따라가지 않아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J프로젝트(서남해안 관광·레저 개발 계획)로 부상하고 있는 전남 해남의 경우 가격 상승 2개월 만에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최근 2년간 너무 많이 올랐다는 점,다른 상품은 모두 죽었는데 토지만 나홀로 강세를 지속할 수는 없다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수도권 및 충청권 땅값이 동시에 상승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진단했다. ◆국지적 상승 예상하는 전문가는 많아 그러나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국지적인 상승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균형발전 및 세수 확보 등을 위해 개발계획을 계속 내놓고 있어 시중 부동자금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지속적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명기 JMK플래닝 사장은 "전원주택지로 인기가 높은 경기 양평의 땅값은 최근 3개월새 20% 이상 오르는 등 새롭게 부상하는 지역도 있다"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올랐거나 새로운 재료가 나오는 곳은 계속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는 "땅을 사달라는 소액투자자들이 아직까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실수요가 있는 곳이나 저평가된 곳은 전반적인 분위기와 상관없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