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서 전력기기 품귀…LS·HD현대일렉 "5년치 일감 쌓였다"
트럼프 2.0 시대 퀀텀점프 기회
(8) 전력 - LS·HD현대일렉트릭, 美시장 공략 속도
'전기 먹는 하마' AI센터發 호재
초고압변압기·배전반 '폭풍 성장'
LS, 배전반 생산라인 대폭 확대
HD현대, 변압기 공장 확장 검토
(8) 전력 - LS·HD현대일렉트릭, 美시장 공략 속도
'전기 먹는 하마' AI센터發 호재
초고압변압기·배전반 '폭풍 성장'
LS, 배전반 생산라인 대폭 확대
HD현대, 변압기 공장 확장 검토
美 전력기기 품귀 현상
전력 수요가 늘면 전력을 보내고 분배할 때 필수적인 초고압 변압기, 배전반 등 전력기기 시장도 함께 커진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 신규 투자액 3402억달러(약 450조원) 가운데 45%(약 200조원)가 미국에서 나왔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에서 전력기기 인프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8%인 만큼 여기에서만 16조원 규모의 새 시장이 열렸다는 얘기다.
이 덕분에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 미국 공장에도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방문한 유타주 시더시티의 LS일렉트릭 자회사 MCM엔지니어링Ⅱ 공장은 밀려드는 주문을 맞추기 위해 ‘풀가동’ 상태였다. 2층 설계룸에선 엔지니어 10여 명이 대형 고객사를 위한 ‘맞춤형’ 제품 설계에 한창이었다. 브라이언 블랙 MCM엔지니어링Ⅱ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최근 배전반 등 전력기기 생산능력을 두 배 확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취임은 韓에 큰 기회
이튼, 슈나이더, 지멘스, ABB 등 전력기기 ‘빅4’가 나눠 먹던 시장 구도가 깨지기 시작한 건 한국 기업에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빅4에 전력 인프라를 의존해온 빅테크가 최근 들어 한국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AI 데이터센터를 워낙 많이 짓다 보니 빅4만으론 필요한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빅테크 A사가 지난해 4분기 10여 명의 인력을 이끌고 LS일렉트릭 충북 청주 공장을 다녀간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미국 전력업계 관계자는 “빅테크들은 전력기기 빅4의 과점 구조와 느린 서비스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며 “이들이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 등 국내 기업의 저렴한 가격과 빠른 애프터서비스를 경험한 만큼 앞으로 주문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생산 늘린다
한국 기업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미국 설비 증설과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에 나섰다. 본사에 ‘AI 데이터센터 전담팀’을 신설한 LS일렉트릭은 텍사스주 배스트럽에 4만6000㎡(약 1만4000평) 규모 부지를 확보하고 판매·서비스 시설(테크센터)을 구축했다. 3300㎡ 규모 공장 건립에도 나섰다. 15일 방문한 이곳에선 빅테크 관계자와의 납품 관련 회의가 한창이었다. 이충희 LS일렉트릭 북미법인장은 “전력기기를 찾는 기업이 많다 보니 수시로 회의가 열린다”며 “연말께 공장 증설을 마무리해 현지 생산능력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도 연 100기 수준인 앨라배마 공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키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한국 기업들은 ‘트렉 레코드’를 앞세워 현지 고객사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미국 공장 건설 붐이 불던 2020~2023년 삼성과 LG, SK의 미국 공장에 전력기기를 공급한 경험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이 법인장은 “LS일렉트릭이 납기를 잘 맞추는 것에 발주기업들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더라도 한국 기업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건설사 터너컨스트럭션에서 전력사업을 담당하는 카엘 한센 매니저는 “중국산에 더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는 만큼 한국 기업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배스트럽·시더시티=박의명/몽고메리=김진원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