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기관에서 일하는 이탈리아 여성들이 이라크 무장세력들에 의해 납치됨으로써 이라크 인질 피랍 사태가 더욱 험악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라크에서 여성들이 무장세력들에 납치되기는 일본 여성이 잠시 납치됐다가 풀려난 것을 제외하면 처음이다. 이로써 지난 2003년 3월 이후 지금까지 100여명의 외국인이 이라크에서 무장세력들에 의해 납치됐다. 납치된 외국인의 상당수가 석방되기도 했으나 지금까지 25명이 피살됐다. 이들의 피랍은 가장 최근에 발생한 납치 사건으로 무장세력에 의한 외국인 피랍의 위험이 계속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이라크 철군을 명분으로 계속되고 있는 무장세력들의 인질 납치는 미군 협력자와 이라크 국민을 위한 구호활동자, 남녀를 가리지 않은 채 외국인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출신으로는 엔조 발도니 기자가 지난달 이라크에서 납치돼 며칠 뒤 살해됐으며 발도니 기자가 납치되기 전인 지난 4월에는 4명의 이탈리아인들이 유괴돼이 가운데 1명이 살해되고 나머지 3명은 풀려났다. 이 사건과 관련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긴급 각료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번에 납치된 이탈리아 여성들은 시모나 토레타(27), 시모나 파리(29)씨 등 2명으로 지난해부터 '바그다드를 잇는 교량'(Un Ponte Per Bagdad, Bridge to Bagdad)이라는 구호단체에서 일해왔다. 이들 외에 이라크 여성 1명, 사설 경비원으로 보이는 이라크 남성 1명이 함께 납치됐다. 이 사건은 알-자지라 TV가 처음 보도했으며 피랍자들이 속해 있는 구호단체 '바그다드를 잇는 교량'이 이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납치자들은 지금까지 납치 동기, 요구 사항 등에 대해 아무 발표를 하지않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납치자 20여명은 AK-47 라이플과 소총 등으로 무장한 채 사무실에 침입했으며 납치 대상과 장소에 대해 숙지한 것처럼 조직적으로 행동했다. '바그다드를 잇는 교량'이 입주해있는 건물은 방탄벽, 가시철망 등 엄호물이 전혀 없는 빌라이며 다른 구호단체 1개소가 더 입주해 있다. (바그다드.로마 dpa.로이터.AFP=연합뉴스)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