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이 급선무.' 8일 적지인 호치민 통냣스타디움에서 베트남과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를 벌이는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의 한국축구대표팀에 잔디 및 경기구 적응령이 떨어졌다. 사전에 낯선 잔디와 볼에 대한 충분한 적응력을 길러두지 않는다면 애를 먹을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통냣스타디움의 잔디는 고구마 덩굴의 축소판을 보는 것 처럼 일반 잔디라?보기 힘든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열대 지방에서 자란 까닭에 층층이 쌓인 떡처럼 잎이 엉켜있는 이들 잔디를 자주 접해보지 않았던 태극전사들로서는 볼을 제대로 컨트롤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잔디도 문제지만 경기에 사용할 공도 생소해 선수들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당일 사용될 공은 베트남축구협회측이 준비한 '동륵' 이라는 상표의 베트남제.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인을 받아 특별한 하자는 없지만 다소 딱딱하고 무거워멀리 날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선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6일 첫 현지 적응훈련을 시작한 대표팀의 공격수 이천수(누만시아)는 "이런 잔디는 처음 밟아 봐 처음에는 무척 당황했다"며 "드리블도 어렵고 마음먹은 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발에 뭐가 걸리는 느낌이다"고 어려움을 털어놨고 안정환(요코하마)도 "잔디나 볼 모두 익숙지 않아 이것만 따지고 보면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차세대 주전 골키퍼 김영광(전남)도 "공이 튀는 방향을 예측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볼을 잡아본 소감을 전했다. 5년전 올림픽대표팀 감독 시절 이 곳에서 경기를 치렀던 허정무 수석코치는 "별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에 가능한한 빨리 몸에 익혀야 한다"며 "그래도 선수들은 몰디브의 잔디보다는 낫다고 말하고 있으며 경기를 하다보면 적응하게 돼 큰 걱정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치민=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