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관련 정보의 이스라엘 유출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미연방수사국(FBI)이 수사 범위를 이라크 정치인 아흐메드 찰라비로 확대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방부 관리들이 미국의 친이스라엘계 로비단체인 美이스라엘공무위원회(AIPAC)에 정보를 유출했는지와 함께 찰라비 관련 여부도 수사대상이 되고 있다고 관련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고위관리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과 스티픈 해들리 부보좌관이 이미 이같은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기밀 누출 수사는 국방부의 중동문제 분석관인 로런스 프랭클린이 AIPAC에이란 관련 기밀을 유출했는지에 대한 수사로 지난주 알려졌으나 소식통들은 수사가매우 광범위하며 최소한 지난 2년간에 걸쳐 진행돼왔다고 밝혔다. 수사의 초점은 ▲기밀 정보를 찰라비와 친 이스라엘 로비단체에 모두 넘겨준 사람이 있는지와 ▲넘겨진 기밀에 민감한 이란 관련 정보가 있는 지에 맞춰진 것으로보인다. 소식통들은 이스라엘과 찰라비에게 정보를 넘겨줄 만한 이해관계를 갖고있는 국방부 관리들로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라크 및 아랍-이스라엘 관계에 대한 미국의 의도를 담고있는 기밀자료들의 흐름도 수사대상이라고 전했다. 한 고위 관리는 지난 5월 찰라비가 이끄는 이라크국민회의(INC)당을 급습했을때 미국의 기밀 문서 자료들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미관리들은 지난 봄 찰라비와 INC의 고위 간부가 민감한 정보를 이란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자료에 미국이 도청한 이란 정부내 통신 내용과 미국이 이 암호를 어떻게 해독했는지가 포함돼있어 미국이 첩보 능력을 대폭 재조정해야했다고 전했다. 찰라비측의 미국인 보좌관인 프란시스 브룩은 INC에 어떤 기밀도 넘겨지지 않았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이번 수사의 배경을 네오콘(신보수주의자) 그룹의 핵심인 더글러스 페이스 미국방차관이 이끄는 국방부내 정책 라인과 외교관련 부서간의 알력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전 미중앙정보국(CIA) 관계자는 국방부내 일부 간부가 미국의 이익과 찰라비및이스라엘의 목표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페이스 차관과 이념적 성향이 같은 또다른 관리는 정보기구 일각에서 국방부내매파를 흔들려는 의도에서 수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의 CIA와 네오콘간의 기본적 대립이자 행정부 내의 내분"이라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maroon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