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발생 후 3년이 된 지금도 오사마 빈 라덴의 요원들이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를 중요한 후방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알카에다의 고위 요원이 이곳에서 체포된 것은 테러조직 요원들이 여행이자유로운 이 곳을 여전히 잘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바이는 9.11테러 당시 테러범 중 절반 이상이 이곳을 경유해 미국으로 입국했던 침투로다. 사우디 같은 인근 걸프지역 국가 국민은 두바이에 비자없이 입국할 수 있으며다른나라 국민도 입국 관문인 이곳에서 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다. 세계 각국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여사는 이곳은 일단 들어오면 쉽게 군중속에 묻힐 수 있는 코스모폴리탄적 분위기를 보여준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인구는 400만이며 이중 75%가 외국인이다. 두바이에서는 서방 최고 뮤지션들의 연주에서부터 크리켓이나 럭비경비,독일 스타일의 맥주축제등다양한 인종 구성만큼 다채로운 문화적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인도 안팎이나 아랍계가 대부분인 외국인들은 부동산,보험,관광,금융부분에서주로 일한다. 수만명 정도인 서구인들은 군사고문이나 원유기술자들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은 9.11테러 이후 적극적 체포 작전과 돈세탁방지법 통과 등테러와 싸우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했다. 지난달에는 알 카에다 전사들을 훈련시킨 혐의를 받고있는 파키스탄인 카리 사이풀라 아크타가 체포돼 파키스탄에 넘겨지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당국은 이같은 사건에 함구로 일관하고 있으나 관리들은 한달전 압드 알-라힘 알-나시리가 체포된 사실도 확인해줬다. 이들은 알-나시리가 이곳에서 대규모 인명피해를 낼 수 있는 테러를 계획하고있었다고 밝혔다. 알-나시리는 2000년 미해군병사 17명이 피살된 미군함 콜호 폭탄 테러 사건의배후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예멘에서 재판을 받고있는 테러범 6명중 1명인 그는 사우디 태생으로 미국에 신병이 넘겨졌다. 워싱턴의 테러분석전문가 에번 콜맨은 아랍에미리트가 개방된 국경과 다인종 사회,자유로운 기업활동 여건으로 알카에다의 활동에 필수적인 무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침투로와 자금이동 경로로 "핵심적인"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바이가 좋다는 것은 알 카에다에만 알려진 사실이 아니다. 파키스탄 핵개발의아버지 압둘 카디르 칸은 두바이의 회사 도움으로 파키스탄의 핵기술을 이란과 리비아,북한에 제공했음을 인정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 관리들은 테러전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이집트의 한 전문가는 알 카에다 요원의 체포 같은 것을 떠들썩하게 알릴 경우 미국의 이익에 봉사한다는 그릇된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맨은 알 카에다 요원이 추가로 체포된다면 이 나라 내 미국 공관이나 군사기지에 보복 테러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9.11테러조사위는 테러범뿐 아니라 테러 자금도 두바이를 통해 이동했다고 밝혔다. 빈라덴의 재정 관리자로 지목되고있는 무스타파 알-히사위는 9.11 이틀전 두바이의 한 은행에서 1만5천달러를 송금받았다. 9.11 테러에 쓰인 자금 25만달러의 절반은 두바이의 은행에서 미국으로 송금된것이다. 두바이의 은행에 예치된 알 카에다의 자금은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대사관 폭탄 테러에도 관련돼있다. (두바이 AP=연합뉴스) maroon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