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와 할인점 업계 1위인 이마트간의 가맹점 수수료 인상 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추석대목에 소비자들이큰 불편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카드업계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9월초에 이마트 전점포를 대상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종전 1.5%에서 2%대 초반으로 일괄 인상할 예정이다.

비씨카드는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가맹점 수수료 원가인 4.7%(대손비용 포함)보다 턱없이 낮은 할인점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이마트측에 수수료 인상 방침을 통보한 상태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8월말까지 이마트측과 수수료 인상에 대한 협상을 가질 방침이지만 타협점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수수료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씨카드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이마트는 수수료 인상이 단행될 경우 가맹점 계약을 곧바로 해지하고 비씨카드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마트는 카드사가 경영부실을 가맹점에 떠넘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카드사가 제시하고 있는 수수료 원가도 믿을 수 없다며 수수료 인상에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비씨카드가 수수료 인상을 단행할 경우 가맹점계약 해지라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가맹점 계약 해지가 현실화되면 비씨카드 회원 2천600여만명이 이마트에서 비씨카드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특히 9월초는 할인점들이 추석(9월28일)을 앞두고 각종 선물을 매장에 배치하고판매에 들어가는 시기여서 이마트에서 비씨카드로 명절선물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마트측은 대다수 소비자들이 2개 이상의 카드를 소지하고 있어 다른 카드를사용하도록 권유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불편은 피할 수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KB카드가 비씨카드의 이마트 수수료 인상단행에 동참할 경우 소비자 불편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KB카드는 현행 1.5%인 할인점 수수료를 8월말께 2.2%로 인상할 예정이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 월마트 등 모든 할인점 업체에 전달했다.

KB카드는 비씨카드처럼 수수료 인상을 강행하지 않고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할인점 업계와 어떤 형태로든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 김재옥 회장은 "카드사들은 적정한 수수료 원가를 먼저 산출한 뒤에 수수료 인상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카드사와 가맹점 모두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