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객을 잡아라"

대형 증권사들이 최근 온라인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은행과의 연계강화에 총력전을 펴고있다.

증권사지점 영업을 통한 고객 확장이 한계에 이른 지금 마지막 남은 카드는 은행 고객을 유치하는 길 뿐이라는 현실인식의 반영인 셈이다.

은행 통장과 연계된 주식 약정금액은 지난해 말 현재 1백80조원으로 전체 온라인주식약정 금액의 18.9%(주식약정금액의 11.4%)를 차지했다.

업계는 올 들어 이 비중이 더욱 확대돼 2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게다가 금융지주회사들이 최근 계열 은행을 통한 증권계좌를 모두 자사 증권사로 몰아주겠다고 공언,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국민은행의 몸값은 날로 치솟는 양상이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굿모닝신한증권은 기존 리테일사업본부 산하에 있던 온라인사업부를 이달 초 IT사업본부로 격상,독립시켰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신한은행 조흥은행 등 지주회사 내 은행을 십분 활용,온라인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우리증권 역시 우리은행을 통한 타 증권사 주식계좌 중 상당수를 끌어오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때문에 현대증권 대신증권 대우증권 등 기존 증권 전문 대형사들은 증권사를 갖고 있지 않은 은행권과의 제휴를 넓힐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은행 중 주식약정 금액이 최대이면서도 증권사가 없는 국민은행의 고객이 유치대상의 초점이다.

국민은행의 주식약정 점유율은 5% 정도로 우리은행(1.7%) 조흥은행(1.5%) 한미은행(0.7%) 하나은행(0.5%) 등을 훨씬 웃돌고 있다.

실제 키움닷컴증권의 경우 국민은행과의 연계 덕분에 지난 7월 중 주식약정 점유율이 7.29%에 달해 삼성증권,LG투자증권을 누르고 처음으로 월간기준 1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은행과의 제휴에 힘입어 올 들어 점유율이 6%를 넘어섰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대형사들마저 수익이 박한 온라인시장에 몰입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온라인시장 확보 경쟁이 증권업계 전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전문 증권사의 거래 수수료는 0.025~0.029% 정도인 반면 대형사의 온라인 거래 수수료는 0.1∼0.15%를 유지하고 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