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이 매물공세를 중단하고 매수세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은 지난 한주(8월9~13일)동안 2천5백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주 전 매물을 쏟아냈던 투신 연기금 증권 종금 등이 지난주 일제히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최대 기관인 투신권의 순매수 전환이 돋보였다.

지난주 투신사들의 순매수액은 1천8백34억원으로 기관 전체 순매수 규모의 73%를 차지했다.

연기금과 증권도 각각 6백32억원과 2백7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증시수급개선에 기여했다.

연기금과 증권사는 지난주 5거래일중 4일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지난 주에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가 9백5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LG화학(2백88억원)이 2위를 차지했다.

SK텔레콤(1백99억원) 삼성SDI(1백91억원) 현대모비스(1백73억원) 현대차(1백69억원) 등 IT 및 자동차 관련주가 그 뒤를 이었다.

기관투자가들은 6월과 7월의 마지막 주에도 각각 6백23억원,1천7백99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얼마전부터 매도 일변도의 매매패턴에서 벗어나는 양상이 뚜렷하다.

올해 순매도 금액이 이미 8조원을 넘을 만큼 '팔자'에 치중해 왔지만 6월부터 매물공세가 주춤해지더니 최근엔 매수세로 전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호 팀장은 "무차별 매도로 지수상승의 발목을 잡던 기관들의 매물공세가 누그러지며 수급상황이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BNP파리바증권 이승국 대표는 "기관이 조심스런 매수에 나서면서 외국인들도 매물부담을 떨치고 좀 더 자신있게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기관에 큰 폭의 순매수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관측이 강하다.

이재호 팀장은 "기관들이 대규모 주식매입에 나서려면 먼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로 유턴해야 하는 데 아직 그런 조짐이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올들어 8조2천5백2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투신권 매도액이 5조3천3백9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1조1천1백29억원)과 증권사(1조17억원)도 순매도 규모가 1조원을 웃돌았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