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가 남녀 모두 중국 강호들과의 정면대결은 피했으나 여자는 만리장성 격파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했던 북한이 메달사냥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한국 남자탁구는 13일(한국시간) 갈라치올림픽홀에서 열린 대진추첨에서 복식의경우 금메달 기대주 유승민-이철승(이상 삼성생명)조가 중국의 마린-첸치, 공링후이-왕하오조와 4강 이전에 만나지 않게 됐다.

2002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올해 USA오픈을 제패했던 `명콤비' 유-이조는 16강 상대 티모 볼-졸탄 코널스(독일)조와 4강 대결이 예상되는 고라이착-리칭(홍콩)조가 결승행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또 오상은(KT&G)-주세혁(상무)조도 중국조와 반대편에 배치돼 한숨을 돌렸으나준결승 길목에는 홍콩의 렁추안-청육, 고라이착-리칭조가 기다리고 있다.

단식에선 세계랭킹 3위인 유승민이 16강에서 창펭룽(대만.세계 13위), 8강에서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세계 6위), 4강에서 세계 2위 마린(중국) 등이 맞붙을 것으로 점쳐지는 적수들이다.

또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준우승 쾌거의 주인공 주세혁(세계 15위)은16강에서 세계 최강자 왕리친과의 정면 대결이 예상되고 오상은(세계 17위)은 중국의 에이스 첸치유안(세계 5위)과 16강 격돌이 불가피하다.

여자는 남자보다 사정이 좋지 않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빛나는 이은실(삼성생명)-석은미(대한항공)조는 초반 관문을 통과하더라도 우려했던 북한의 김현희-김향미조와의 8강 남북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남북탁구가 이번 대회 기간 사상 첫 남북 합동훈련을 이뤄냈음에도 중국의 저격수 역할을 해줄 것으로 바랐던 북한 복식조가 `적'으로 돌아온 것. 이-석조는 2002중국오픈 때 결승에서 김-김조를 4-2고 꺾고 우승했지만 지난 7월 열린 2004싱가포르오픈 때는 3-4로 발목이 잡히는 등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또 수비조가 호흡을 맞춘 김경아(대한항공)-김복래(마사회)조는 16강에서 중국의 장이닝-왕난, 궈예-니우지안펑에 필적하는 실력을 갖춘 리쟈웨이-징준홍(싱가포르)조와 16강 대결이 예상되고 4강에 가더라도 북한의 김-김조와 맞닥뜨릴 수 있다.

단식에선 4번 시드를 받은 에이스 김경아(세계 6위)가 16강에서 만날 수 있는베테랑 가오준(미국.세계 14위)이 까다로운 상대이고 이은실은 16강에서 장쉐링(싱가포르.세계 47위)과 8강 진출을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또 `탁구 얼짱'으로 잘 알려진 윤지혜(마사회)는 초반에 지뢰를 밟지 않고 잘지나더라도 16강에서 세계 최강자 장이닝(중국)과의 한판 승부를 피할 수 없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