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뿐 아니라 옛 소련도 일본의 2차대전 개전 의도를 암호해독을 통해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도쿄신문이 10일보도했다.

신문은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전신으로 비밀경찰인 NKVD의 공문서를통해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공문서는 일본 외무성이 1941년 11월11일 이후 베를린 주재 대사에게 보낸 기밀전보 등에 대한 광범위한 해독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한 전보는 미국과 일본간 교섭상황을 거론하며 양국간 무력충돌이 일어날가능성을 "예상보다 매우 빠르다"는 내용으로 히틀러 등에게 '극비로' 설명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진주만공격 엿새 전인 12월1일 일본의 개전의도를 해독한데 반해옛 소련의 공문서는 날짜가 11월27일로 명기, 옛 소련측의 해독이 오히려 빨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보는 또 대 소련전 참전을 촉구하는 히틀러의 요구에 우선은 남쪽에 전력을집중하고 싶다는 일본의 방침을 전할 것도 지시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옛 소련의 스탈린 등 최고지도부도 일본과의 대결에 극히 신중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전보의 내용을 분석, "11월 8일 현재 소련과 일본간에 관계악화나 무력분쟁, 국경지대에서의 대규모 도발 등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보는 없다"고지적하는 등 옛 소련이 일본군의 움직임을 광범위하게 파악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