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8일 오후 서울대병원을 방문, 입원중인 최규하(崔圭夏) 전 대통령을 40여분간 예방했다.

박 대표가 취임 이후 전직 대통령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표는 9∼12일 외유중인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을 제외한 전직 대통령을 잇따라 예방할예정이다.

병실에서 환자복에 회색 상의을 덧입은 차림으로 박 대표를 맞은 최 전대통령은"몸이 시원치 않아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을 꺼냈고, 박 대표는 "쉬셔야 하는 데 불편하게 해드린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인사를 했다.

최 전 대통령은 이어 "요즘 경제 말들 많이 하던 데 경제는 잘 돼가느냐"고 물었고 박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그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최 전 대통령은 최근 고유가 상황을 거론하면서 70년대 1,2차 석유파동 때 유류확보를 위해 외교활동을 펼쳤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외교특보시절인 72년 박 전대통령이 산유국이 한국에 대한 석유 할당량을줄이지 않도록 외교활동을 하라고 지시, 베이루트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 갔다"며"프랑스 등 각국 정상 수십명이 와 있는 상황에서 운좋게 프랑스 다음으로 왕을 접견하고 선처를 부탁해 할당량을 받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 때는 실패하면 무슨 낯으로 대통령을 보나 걱정돼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면서 "1,2차 석유파동 때는 정부가 에너지 절약시책을 주도했는 데 요새는 도대체 절약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고유가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도 잘 챙키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표는 또 지난달 부인 홍 기(洪 基) 여사가 별세한 데 대해 최 전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위로의 뜻을 전했다.

최 전대통령은 "몸이 불편해 활동을 잘 못하는 데 상 당했을 때 묘소가 3백리길이어서 주변에서 가지 말라고 말렸다"며 "그러나 마지막 가는 데 같이 하는 것이인정이라고 생각돼 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부부중 한쪽이 먼저 별세했을 때 장지에 안가는 것이 관례라고 해서어머니(육영수 여사) 때도 아버지(박정희 전대통령)도 안가셨다"고 전했고, 이에 최전대통령은 "그 때는 (박 전대통령이) 현직이라 그런 것이고 건강만 괜찮으면 가는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