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 노동계 출신인 열린우리당 김영주(金榮珠),민주노동당 단병호(段炳浩) 의원이 국회의원 신분으로 처음 떠나는 해외 출장을 앞두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예전 국회의원의 해외시찰이 '외유성'으로 비친 사례가 적잖았던 데다 최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상임위 차원의 해외방문에 나서야 하기때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인 두 의원은 환노위가 페루,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미3개국 방문에 동참, 6명의 동료 의원들과 함께 6일 출국했다.

금융노련 부위원장을 지낸 김 의원과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단 의원은 11일간의 이번 남미 방문을 9월 정기국회의 국정감사에 대비한 자료수집 기회로 삼을 생각이다.

이번 환노위 중남미 순방의 특징은 예전과 달리 현지 노동조합 관계자들과 만남이나 공장 방문 등의 일정이 많아진게 특징이지만 두 의원은 여기에다 아르헨티나전국노총 위원장과 노동부 장관 면담, 미국 포드자동차 공장 시찰, 브라질 노총본부방문 일정을 추가해 줄것을 요청해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의원은 출국에 앞서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이 외유성, 관광성 시찰로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눈총을 피하기 어려웠다"며 "이러한 관행을 반복하지 않고 출장을 목적에 맞게 수행하기 위해 추가 일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시국에 떠나는 해외 출장이라 심리적 부담도 적지 않지만 노동자국회의원의 눈으로 남미 주요국가의 환경.노동 분야의 정책을 올곧게 보고 배워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다른 상임위는 외국도 많이 나가는데 환노위는 12년만에 공식 해외시찰을 간다"며 "노사관계가 민감했던 나라들이어서 많이 배우고 싶은 마음에 현장을 많이 답사하자고 제의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단 의원과 저만 열심히 하려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다른 의원들도 이런 일정에 모두 동의했고 준비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