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가운데 실질적인 하루평균 수출액이 지난 4월 이후 석달 연속 하락, 수출증가세가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5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은행, 민간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하루평균 수출액은 지난 4월 9억4천만달러를 정점으로 5월에는 9억3천만달러, 6월에는 8억7천만달러로 떨어졌다.

7월중에는 8억9천만달러로 6월에 비해 상승했으나, 이는 주 40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7월부터 토요일을 기존의 0.7일로 계산하던 방식에서 0.5일로 변경한데 따른것으로, 종전 방식대로 할 경우 7월중 하루평균 수출액은 8억6천만달러선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주 5일근무제에 따른 조업일수 변경 요인을 제거할 경우 하루평균 수출액은 석달 연속 하락한 셈이 된다.

월별 수출증가율면에서는 지난 5월 42.0%에서 6월 38.5%로 낮아진 후 7월에는 38.4%로 6월과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으나 실제 7월의 증가율을 액면 그대로 보기에는힘들다는 것이 민간경제연구소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7월중 자동차업계의 파업으로 자동차 수출이 20% 감소, 6억달러의 수출차질이 빚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7월의 수출증가율에는 기술적 반등효과가 상당부분반영돼 있어 실제 증가율은 이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동차 수출증가율은 지난 6월 52.4%였으나 7월에는 기술적 반등효과에힘입어 무려 110.0%에 달하는 것으로 산자부가 추정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은 수출증가율이 여전히 30%선을 크게 웃돌고 월별 수출액도210억달러에 달하고 있는 점을 들어 수출증가세 둔화를 걱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액과 증가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특정한 시점과 비교해 한두달 정도 증가율이 떨어진 것을 두고 수출둔화라고 걱정하는 것은 너무 부정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들은 정부나 한국은행 입장에서 부정적인 측면을부각시키기는 어렵겠지만 현재의 추세로 볼 때 수출증가의 탄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배상근 연구원은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휴대폰, 컴퓨터등의 월별 수출증가율이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기술적 반사효과 등을 감안하더라도 수출증가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2천485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7월중 기업경기조사에서 수출기업의 업황실사지수가 74로 전달보다 11포인트나 급락, 내수기업보다 경기악화를체감하는 정도가 더 심각하게 나타난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민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경제단체의 한 임원은 "수출기업의 체감경기 지수가 크게 떨어졌다는 것은 해외바이어 주문이나 수출단가 등에서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