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해외시장 간접투자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브릭스(BRICs)국가와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간접투자 상품이 인기를 모은데 이어 요즘에는 동유럽의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는 상품도 나왔다.

상반기 있었던 "차이나쇼크" 이후 주춤했던 은행권의 해외 간접투자상품 판매가 보폭을 넓혀 재개되는 양상이다.

신한은행은 동유럽 국가들의 국채 등에 주로 투자되는 해외 뮤추얼펀드인 '슈로더 컨버징 유럽채권 펀드'를 지난달 27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특징은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지금까지 국내 개미투자자들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동유럽 신흥시장이 주요 투자대상이라는 점이다.

은행측은 유럽연합(EU) 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채권 가격이 낮고 금리가 높은 이들이 지난 5월 EU에 새로 가입함에 따라 EU 소속 다른 선진국의 저금리 수준에 동조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가입 대상은 외국환 관리법상 '국민'인 거주자이며 투자는 유로화로 이뤄지고 미화를 기준으로 8천달러 이상부터 가입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또 조흥은행과 함께 영국 프랑스 핀란드 미국 일본 등 선진 5개국의 우량 주식 20종목과 국내 우량채권에 투자하는 신한BNP투신운용의 '신한봉쥬르 월드 G5 혼합투자신탁 2호'를 이달 10일까지 판매한다.

만기까지 한 번이라도 22%를 초과해 하락한 종목의 개수가 몇 개인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며 최고 연 12%의 수익도 가능하다.

개인이나 법인 모두 1백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외환은행은 EU 국가들의 주식과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피델리티 유로 혼합형 펀드'를 판매 중이다.

최소 가입금액은 1천만원이며 계약기간은 고객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물환 계약을 동시에 맺을 경우 1% 정도의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역시 지난 5월 10개국의 신규 가입으로 모두 25개 회원국을 보유하게 된 EU 지역의 경기활성화를 예상하고 시판된 상품이다.

올 상반기 최고의 인기를 누린 일본 닛케이지수 투자상품은 최근에도 계속 신상품이 나오고 있다.

부산은행 하나은행 등이 최근 신상품을 판매한 데 이어 씨티은행도 이달 10일까지 닛케이225지수와 연동되는 '닛케이225'를 판다.

이 상품은 1년 만기 구조로 만기일(2005년 8월12일)까지 닛케이225지수가 한번도 30%를 초과 상승하지 않을 경우 최고 연 20%까지 수익을 낼 수 있다.

기준 지수는 오는 11일 닛케이225 마감지수로 결정된다.

농협도 13일까지 일본 지수 연계채권 3호와 4호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닛케이지수 변동 결과에 따라 최고 24.46%의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주식 부동산 등이 모두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 시장상황을 고려해 볼 때 틈새상품으로서 해외 간접투자 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팀장은 "브릭스 펀드도 한때 '묻지마 투자' 양상을 보일 정도로 투자 열기가 뜨거웠지만 시장이 침체되면서 수익률이 저조한 편"이라며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