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 정용진 부사장이 올들어400억원의 거액을 쏟으며 지분 확보에 나서 배경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정 부사장은 지난 15∼23일 신세계 보통주 3만3천600주와 전환우선주(보통주로전환될 권리를 가진 우선주) 6천400주를 장내 매입했다.

이 기간 주가가 27만원선에서 움직였음을 감안하면 주식 매입에 100억원 정도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정 부사장은 지난 1월에도 보통주 10만6천500주와 전환우선주 8천500주를시장에서 사들인 바 있다.

이 무렵 역시 주가가 25만∼26만원선에 걸쳐 있었기 때문에 지분 추가에 300억원 가량을 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올들어 두차례에 걸친 주식 매입으로 정 부사장의 지분은 보통주 5.82%(86만4천600주), 전환우선주 0.37%(1만4천900주)로 높아졌다.

최근 몇년동안 신세계 주가가 꾸준히 오르는 추세를 보인데다 주식 매입금액이거액인 까닭에 정 부사장의 지분 매입이 주가안정 차원이 아닌 경영권 상속이라는보다 큰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정 부사장의 지분 변동은 지난 98년 1월에 모친 이 회장으로부터 보통주 50만주를 증여받은 뒤 6년 만에 생긴 일이다.

정 부사장은 현재 모친 이 회장(보통주 15.95%, 우선주 13.01%)과 부친 정재은조선호텔 회장(보통주 9.58%, 우선주 1.28%)에 이은 3대주주다.

이 회장 부부는 지난 98년 두차례에 걸쳐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CB) 500억원(주식전환시 270여만주) 중 대부분을 인수한 뒤 주식전환을 통해 보유 지분을 높인바 있다.

또한 전환우선주 400만주가 오는 12월 보통주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전환우선주가 거의 없는 정 부사장의 지분이 종전 5.82%(보통주 기준)에서 전환후 4.66%로 줄어들게 됨에 따라 감소한 지분을 만회하려는 목적의 주식 매입일 가능성도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가안정 차원은 아닌 것으로 여겨지지만 정확한 배경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주가가 꾸준히 올라 주가 방어 차원은 분명 아닌 것 같다"며 "거액을 들여 주식을 사들여도 주가가 워낙 높아 지분을 조금밖에 늘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영권 상속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최윤정기자 jungwoo@yna.co.kr